장작 장작 이렇게 살고 싶다 해 넘겨 진득하게 기다렸다가 한 입 아궁이 활활 이 한 몸 원없이 태우는 안중근 의사 마디 잘린 손 끝냈다. 겨울 *** 1910 . 3. 26 이른 봄 뤠순에서 안의사 장작으로 원없이 타다 자작시 2012.03.15
검은 세월 검은 세월 인생으로 갖다대면 뼈대 당당한 내력 이 족적族籍 언제부터였는지 옆으로 그어진 세월테 단지 바람 탄 검은 몸으로 전하고 있다 보름날 강변에서 환히 웃어주던 그 얼굴 이제 보니 낯 빛 잃어 흐물어져 가는데 그때 스친 윤회의 옷깃 아련히 섬섬하다 긴 사연 일일이 말로 다할.. 자작시 2012.03.13
오미자를 짜다 오미자를 짜다 석 달 열흘 움막에 갇힌 바람기 삭은 거적문을 열다 색이 섞이어 검붉어진 저녁놀 밤새 맛을 섞어 숯불 일군 새벽이 오는가 동편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산봉에 매단 광대의 팽팽한 줄타기 굴리는 허리 놀림에 추임새 절로 나고 아침 빛줄 타고 오장육부에 퍼져 허증 채우.. 자작시 2012.03.11
봄밤 봄밤 새벽잠 없어지는 나이에 산방에 누웠으니 인경에 눈이 뜨여 책 한 줄 읽고 있는데 나무들 아직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고 시내물도 졸졸 숨소리 고르게 잠들어 있구나 눈은 글씨에 잡혀 아른거리고 생각은 펄펄 날아 상념으로 들썩인다 멀리서 닭 울음소리 산사 범종되어 꽂.. 자작시 2012.03.09
빈 논 빈 논 /박영대 빈 논에 글자 한 소쿠리 쏟아져 고스란하다 잃어버릴대로 다 잃어버린 상실의 정돈 낙엽보다 더 흰 아픔 상처 아닌 훼손이다 털어낸 무게의 가벼움보다 땀 흘려 키워온 아까움보다 머릿수 걷어 뼈도 못 추린 삭제 아직도 미련 남아 해 넘겨 익히려고 타작 뿌리 박고 있는가 .. 자작시 2012.03.07
바람길 바람길 ( 투透 ) / 박영대 가까운 길 가려거든 혼자 나서고 먼 길 가려거든 함께 가야 하는디 저 먼 바람길 쉬이 넘어가려면은 누구랑 동행할꺼나. 석명 ; 바람길 ( 透 ) 크기 : 17 * 14 * 7 산지 : 한탄강 감상 : 검은 한탄강 묵석이 둥굴게 닳은 몸매에 커다란 투가 자연스럽기 그지 없다 바람아.. 자작시 2012.02.23
망부석 망부석 / 박영대 얼마나 맺힌 이별이기에 눈물 그리 검게 굳었습니까 손금에 그어진 운명선 지켜서 바람이 쓸어간 여한의 물살 어덕진 지게발에 걸쳐 괴어두고 하 세월 후에라도 다시 뵈었으니 술 한잔 올리면서 바람기를 달랩니다 10 * 19 * 4 *** 검은 지게 느낌이 나는 망부석 하나를 위한.. 자작시 2012.02.21
연변 여인 연변 여인 말 한마디 건네보면 귀신같이 알아 차리고 연변 사투리를 골라낸다 둥지에 알 깬 새끼 떼어놓고 허기진 날개 견뎌가며 만리길 돌아서 찾아온 철새 말 알아듣는 구실 하나로 묵은 가마솥 작심 하나로 집 떠나온 추위쯤이야 애초 재워주는 일터에는 귀향의 꿈도 있었지 .. 자작시 2012.02.20
나중에야 알아 차리다 나중에야 알아 차리다 자식 생겨 난 걸 생각하면 너무 싱겁다 천지신명과 일월성진의 합일이라 들었는데 야외로 바람 한번 쐬러 나갔다가 천둥 소나기 한차레 지나간 흔적이었네 근엄하게 대를 잇는 박씨 족적 장독대 입맛 간수하지 못하고 낳고보니 여간한 돌짐이 아니네 땅에 떨어지.. 자작시 2012.02.13
인사발령이 있는 날 인사 발령이 있는 날 생일은 짓 없어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다가 내심 생일날 보다 더 축하 받고 싶었다 당당하게 사장님은 상장을 주시면서 칭찬해 주셨다 '자네 덕분이야' 그렇게 좋아라 하셨다 그 말씀 해를 넘겨 잊지 않으셔야 할텐데 화장실 망각은 치매보다 더 한가 허탈하.. 자작시 201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