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알농사 46

아로니아 수확

아로니아 수확 100년만에 장마가 지속되고 전국에서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마당에 아로니아가 익어 색깔이 검게 변하고 하나 둘식 낙과가 된다 작년에 담아 놓은 아로니아를 먹지도 못했는데 또 수확할 시기가 되었다 아로니아를 밥에 넣고 밥을 해 먹어 보았다 찹살밥처럼 붉게 색이 든다 맛은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그대로다 아로니아 효과를 얻기 위해 밥에 아로니아 5~7개를 넣고 밥을 해 먹고 있다 그래서 아로니아를 수확해서 얼려 두었다가 밥을 지을 때 넣어 먹기로 먹는 방법을 바꿔 본다 다른 해보다 약간 빠른 시기에 아로니아를 수확해서 냉장공에 얼려 보관하기로 한다

터알농사 2023.07.26

수박의 꿈

수박의 꿈 요즘 들어 수박이 입에 맞다는 생각이 든다 뱃속이 좋지 않을 때 수박을 먹으면 속이 가라앉고 탈이 없다 그래서 터알밭에 수박을 심기로 했다 몇해전에 수박을 심어 봤는데 생각대로 자라지 않고 수박이 열려도 크게 자라지 않았다 수박 농부들의 가꾸는 정성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느껴본 사례다 2만원이면 가장 큰 수박 한 덩이를 살수 있지만 직접 키워보면 2만원짜리 수박을 키우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시도해 보지 않으면 농부의 정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수박 5모종을 사와 밭에 심는다 이 밭에 깻묵을 몇 자루 사다 뿌렸고 양분이 적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땅이 자갈밭이라서 물 빠짐이 너무 좋아 가뭄이면 삽으로 파기 힘들 정도로 굳어 버린다 퇴비 비료 3포도 사다 놓은지 3년이 지났으니 잘 자라..

터알농사 2023.06.02

명이 산밭

명이 산밭 이른 아침 종묘가게를 나가 철 늦은 명이 모종을 찾으니 인심 좋은 사장님은 뒷 쪽에 있다면서 가지러 가신다 나도 어떻게 키우고 있는가 궁금하기도 하고 얼마나 있는지도 궁금해서 따라 갔더니 2층 옥산에 묘종밭이 있다 명이 한 판을 주문했더니 가지고 내려 오셨다 산에 명이나물을 나게 하려면 종자를 뿌리는 방범이 있고 모종을 심는 방법이 있다 종자를 뿌리면 5년 정도는 걸려야 명이밭이 조성된다 하지만 모종을 이식하면 내년이면 곧 바로 수확할 수 있다 모종 40주에 3만원으로 계산했다 명이나물은 꽤 비싼 모종이다 산을 구입 놓고 그냥 방치하고 있는데 명이밭을 작게나마 키워 볼 생각에서다 숲이 우거져서 햇빛이 들지 않고 도로가여서 손을 탈 걸 염려가 있지만 시험삼아 심어 볼 계획이다 햇볕이 들만한 공간..

터알농사 2023.06.02

고추 상추 깻잎 오갈피 묘목을 심다

아리산방 고추 상추 깻잎과 오가피 묘목을 심다 한 3개월 동안 아리산방에 오지 못했던 동안 봄이 다 지나고 봄철이면 누렸던 여러가지 풍미를 거르고 말았다 산이 눈을 틀 때 고로쇠물이 새봄을 맞는 산촌 사람들에게 신선한 봄을 선물하는데 꼭 그때 올 수가 없는 사정으로 겨우 한차례 고로쇠물을 주문해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이어지는 봄나물 때도 다 지나가고 냉이, 달래, 씀바귀, 곰취, 두릅 오갈피, 참나물, 더덕순, 잔대순, 미나리, 산마늘, 머위, 엄나무(개두릅)들이 여기 와서 먹어 본 봄나물들인데 이 시기를 지나고 말았다 그래도 집안에 자생하는 돌나물과 참나물은 마당 한 켠에서 주인이 오거나 말거나 저절로 자라기에 잘라서 먹는다 아내도 아들 며느리 향긋한 봄 냄새를 맡아 보라고 참나물 돌나물을 한 송쿠리 ..

터알농사 2023.05.01

고구마순 나물

고구마순 나물과 된장의 오덕 기온이 갑자기 몰아부치는 통에 바람도 덩달아 불고 비도 내려 온 몸이 감기 기운에 기침까지 난다 혼자 지낼 때는 이층에서 지내면 온기가 위로 올라와 난방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엊그제부터 갑자기 그렇지가 않다 TV에서 설악산에는 첫 눈이 내렸다는 방송이 나온다. 대청봉에서 중청봉으로 내려가는 능선에 하얗게 내린 눈이 화면을 스쳐지나간다 집사람을 불러서 아리산방에 도착하는 날이 이삼일째 가을 비 오고 바람 불고 쌀쌀하다 비 중에서 가을 비는 아무 쓸 데가 없다는 옛말이 있다 밭에 일 좀 하려고 하는데 추적거리니 뭘 할 수가 없다 텃밭에 지금 남아있는 것은 고구마와 고추 뿐이다 혼자 있을 때는 하기 싫어서 그냥 두고 있는데 둘이가 되니 고구마 수확을 하자고 한다 삽과 괭이로 파서..

터알농사 2022.10.11

봄비에 민감한 것들

봄비에 민감한 것들 아직 겨울인데 마당에 봄비가 내린다 봄비에 민감한 것들이 다투어 나가 봄비를 맞는다 곰보배추, 진달래, 매화. 이끼 기침 기관지에 좋다는 곰보배추가 가장 먼저 손들고 나선다 제법 파릇하니 온 몸을 펴고 얼음장을 딛고 나선다 불굴의 체력을 가진 의지력 1등 진달래가 꽃망울을 달고 있다 뜰에서 자리를 지키던 진달래가 망울을 맺고 있다 홍매화 망울이 이슬에 맺혀 있다 남쪽에는 꽃망울을 떠뜨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바위벽에 붙은 이끼 봄비에 불끈 힘이 솟는지 생생하다 이렇게 예쁜 것들만 있으면 봄이 풍성할 것 같다

터알농사 2021.02.01

가을날 하루치의 허비

가을날 하루치의 허비 어쩐지 쉽게 옆지기와 함께 아리산방을 찾았다 서리가 내릴 때가 되었으니 집안 단속을 해야한다나 뭐라나, 직접 와보니 기대하지도 않았던 무우가 입맛을 동하게 하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심정으로 뿌려둔 갓이 욕심 나리만큼 넓직한 잎을 풍선다발처럼 둥글게 하늘로 자라고 있다 올 때부터 작정하고 온 옆지기는 젓갈과 고추가루를 준비하고 왔다는 걸 보면 나는 그냥 온 것이고 저 사람은 마음 먹고 온 것이 분명하다 하루 종일 붙들려 집사람 김장 보조가 되어 가을날을 허비했다 무우 뽑기, 무우 다듬기, 갓 뽑기, 갓 다듬기, 무우 시레기엮기 . . . . . 우리가 다 먹기에도 넘치는 분량의 갓김치 김장 작업을 허리 뻐근하게 한 하루다 집사람 깊은(?) 생각대로 새봄을 기대하고 땅을 파서 고르고 마..

터알농사 2020.10.19

뭉게구름같은 느타리 버섯을 만나다

뒷산으로 산행을 나섰다 이 때쯤 산에 가면 가을 열매들이 단맛을 품고 기다리고 있다 머루 다래가 산속에서 외롭게 천둥과 태풍과 햇빛과 달빛을 받아 맛으로 고아놓은 단맛주머니를 만들어 놓고 기다리고 있어 찾아 나섰는데 가지에 열매가 하나도 없다 올해 유난히 긴 장마 영향인지 구슬처럼 달려있어야할 가지에 휑하니 열매 하나가 없다 높은 지역이라서 초록색 잎들도 거뭇거뭇 반점을 남기고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는데 아쉬운 마음으로 터덜터덜 비탈을 내려오고 있는데 흰 구름 한 무더기가 눈에 띈다 확인을 위해 사진을 찍어서 자연인에게 보내고 물어보았다. 느타리버섯이라는 답변이 왔다 올려다보니 아름드리 고사목 가지 사이에 하얀 뭉게 구름이 피어나고 있다 파아란 하늘에 뭉게 구름이 겹겹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것 같다 둘러..

터알농사 2020.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