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론 100

김상환 시인 신년 문학특강

2023 텃밭시인학교 신년문학특강 / 김상환 시인 작성자시천|작성시간23.02.06|조회수199목록댓글 0글자크기 작게가글자크기 크게가 현대시의 전통과 창조 - 부정성의 함의 김상환 시인 · 문학평론가 01. 시는 알레프의 현현顯現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알레프'는 모든 각도에서 본 지구의 모든 지점을 포괄하는 작은 구슬 형태의 공간이다. 누구나 그 안에 살고 있으나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닌, 어떤 '세계'로 존재하는 지점이다. 알레프를 발견하는 자에게는 시를 쓸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데 이때 알레프는 '시인에게서 결코 빼앗아 갈 수 없'고 '양도될 수도 없'는 시인만의 시선이다. '손바닥만한 우주'로 존재하는 이 알레프는 딜레마와 모순을 그대로 품고 있는 심연이기에 시로만 쓰일 수 있다..

문학이론 2023.02.07

2022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아 읽기

2022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아 읽기 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목다보 송 하 담 아버지는 목수였다 팔뚝의 물관이 부풀어 오를 때마다 나무는 해저를 걷던 뿌리를 생각했다 말 수 적은 아버지가 나무에 박히고 있었다 나무와 나는 수 많은 못질의 향방을 읽는다 콘크리트에 박히는 못의 환희를 떠올리면 불의 나라가 근처였다 쇠못은 고달픈 공성의 날들 당신의 여정을 기억한다 아버지 못은 나무 못 나무의 빈 곳을 나무로 채우는 일은 어린 내게 시시해 보였다뭉툭한 모서리가 버려진 나무들을 데려와 숲이 되었다 당신은 나무의 깊은 풍경으로 걸어 갔다 내 콧수염이 무성해질 때까지 숲도 그렇게 무성해졌다 누군가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는 건 박하는 게 아니라 채우는 것 빈 곳은 신의 거처였고 나의 씨앗이었다 그는 한 손만으로..

문학이론 2022.01.08

시론에 대한 명사들의 직언

시론에 대한 명사들의 직언 시성 杜甫 붓 놓자 풍우가 놀라고 시편이 완성되자 귀신이 우는구나 ​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白居易 시란 정을 뿌리로 하고 말을 싹으로 하며, 소리를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한다. ​ 孔子 시 3백수에는, 한마디로 말한다면 사악함이 없다.(詩 三百 思無邪 ) ​ 중국 양나라 문학이론가가 劉勰(유협) 시란 말의 뜻을 나타내고 노래란 말을 가락에 맞춘 것이다. 소리는 길게 억양을 붙이는 것이고 가락은 소리가 고르게 된 것이다. ​ 고려 시대의 문신 명 문장가 李奎報 시는 의가 주가 되므로 의를 잡는 것이 가장 어렵고 말을 맞추는 것은 그다음이다. 의도 또한 기를 위주로 한다. 기의 우열에 따라 의의 깊고 옅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기란 천성에 딸린 것이어서 배워서 이룰 수는..

문학이론 2021.03.14

2021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음

[202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음] 1. 동아일보- 여름의 돌/이근석 2. 한국경제- 유실수/차원선 3. 경향신문- 노이즈 캔슬링/윤혜지 4. 조선일보- 단순하지 않은 마음/강우근 5. 국제신문- 고독사가 고독에게 /박소미 6. 부산일보- 변성기/김수원 7. 서울신문- 최초의 충돌/김민식 8. 한국일보- 작명소가 없는 마을의 밤에/신이인 9. 세계일보- 가작 2편: 언더독 / 변혜지, 돌고래 기르기 / 한준석 ​ ​ ​ 여름의 돌 ​ 이근석​ ​ 나는 토끼처럼 웅크리고 앉아 형의 작은 입을 바라보았다. 그 입에선 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형한테선 지난여름 바닷가 냄새가 나, 이름을 모르는 물고기들 몇 마리 그 입속에 살고 있을 것만 같다. 무너지는 파도를 보러 가자, 타러 가자, 말하는 ​ 형은 여..

문학이론 2021.01.05

감정이입과 객관적 상관물

2017 가을 흰뫼문학 세미나 자료 (발표 박영대) 감정 이입과 객관적 상관물을 통한 형상화 ◆ 시에서 형상화란? 시에서 화자의 정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법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가령, 김소월님의 을 예를 들자면,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처럼 자신의 서러움을 겉으로 직접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시는 하고픈 말을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에둘러 말하는 장르로 정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 형상화시켜서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동엽의 에서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라고 한 것도 진실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껍데기와 알맹이에 비유하여 형상화한 것입니다. 즉..

문학이론 2018.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