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로 가는 승용차
토요일로 가는 승용차 / 박영대 집 나설 때 따라 나서는 어디 가는지 다 안다는 듯이 승차감이 좋단다 대문 나서면 핸들잡이 맘에 달렸는데 음습한 여름 길이나 눈 덮인 겨울에나 가장 믿음직스러운 바퀴에게 몸을 맡긴다 아직도 수레라고 쓴다 종신 고용된 머슴 짐 지워진 신분 옆에서는 가마라고 고쳐 부른다 가마 타고 토요일 가기 시를 써서 이만큼 아내에게 즐거움 준 적 있는가 침대보다 더 아늑한 꽃등에 타서 싱싱한 연료로 맘껏 채운다 브래지어 끈을 풀고 가슴골 내보이는 토요일 오른발을 밟아라 평생 떨쳐내지 못하는 유랑벽 역마살 덕분이다 시도때도없이 토요일이 모이는 곳 네모 난 벽장문 박차고 1박 2일 만큼 떨어진 토요일 뻥 뚫린 공간으로 너도 내용년수가 다 되어 바꿨으면 좋겠다 나이 차 많이 나는 연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