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숲
裸木의 숲 따뜻함까지 꽝꽝 얼어붙은 외진 산중에 찬 빛 느끼하게 날리고 있는 오후 거침없이 은밀한 속 숲 구석까지 훔친 바람은 뜨거운 심장을 먼저 유혹하지 않는다 원시의 바다에서 고기떼와 놀던 생명의 씨앗 때 잘못 만난 향수는 이제 더 푸를 생각 못하고 목숨 하나 구원받기를 그러나, 매몰차게 걷어붙이는 얼굴에서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가파른 절벽에 빙폭으로 얼어붙은 꿈 통과의례처럼 좁다랗게 그어진 비탈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구름 걷히고 트인 하늘마저 뒤태 가려주던 그늘까지 걷어간다 벗을 것 하나 없이 다 벗겨진 나목들의 부끄럼 털기 이럴 때는 그 가을 빨간 유혹에 속없이 다 주어버린 마지막 낙엽 한 장이 후회스럽게 아쉽다 그저 묵묵히 수치 당하고 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하는 거드름으로 잔가지 몇 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