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나중에야 알아 차리다

아리박 2012. 2. 13. 14:46

나중에야 알아 차리다 

 

자식 생겨 난 걸 생각하면 너무 싱겁다

천지신명과 일월성진의 합일이라 들었는데

 

야외로 바람 한번 쐬러 나갔다가 

천둥 소나기 한차레 지나간 흔적이었네

 

근엄하게 대를 잇는 박씨 족적

장독대 입맛 간수하지 못하고

낳고보니 여간한 돌짐이 아니네

 

땅에 떨어지면 풀씨 돋아나고

새끼 사자 떨어뜨려 잘도 크는데

 

자식은 아프고 깨지고 굴러서

벼랑 끝 경계까지 한두번이 아니고

다 커서까지 할 줄 아는 것은 물가에서 울기

 

이 울음 소리 듣고 달래는 솜씨는

촌철 학문은 알지 못해도 우는 파장 몸으로 알아

척척 답을 풀어낸다

대답도 설명도 다 생략하고

가슴으로 알아낸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그것이 하늘이 주신 큰 일이었고

그것이 조상에 바칠 큰 일이었네

 

내게는 단지 아내

자식에게는 어머니

 

 

            ***  꽃 하나 피고 새 한마리 우는 것이 신비스런 풍경인데

                  기적을 찾아 이 세상 끝을 헤맨다

                  우주 만물의 존속은 일상의 신비라는 걸 알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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