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여인
말 한마디 건네보면 귀신같이 알아 차리고
연변 사투리를 골라낸다
둥지에 알 깬 새끼 떼어놓고
허기진 날개 견뎌가며
만리길 돌아서 찾아온 철새
말 알아듣는 구실 하나로
묵은 가마솥 작심 하나로
집 떠나온 추위쯤이야
애초 재워주는 일터에는 귀향의 꿈도 있었지
상 차리고 있는 지친 날개
밥 한 상에 깃털 잡히고
밥 한 상에 허튼 수작 건네고
꼬이기 전까지는 텃세려니 그냥 넘긴다
어디까지가 향수 훔쳐낼 눈물의 경계인가
백두영산 길목에서 조상 지켜온 흰 맏이들
우리 윗 고향은 그곳이었다
그물망 안에 포획처럼 가둬 놓고
파닥거리다가 야윈 날개죽지 겨누고 있다
가난한 종부 함부로 부리고 있다
강가 한적한
도심 느끼한
방방곡곡 으슥한
체온 내려간
고단한 육신 기대 쉴 자리 얻기 위한 하룻밤
뭣 모르고
입 다물면 부끄러운 고향 감춰질 줄 알고
말 수 줄이고 있다
*** 연변 사투리를 들으면 오래도록 고향 지키며 살아온 아낙 목소리 같다
연변 여인들의 사투리를 들으면 어쩐지 우쭐해지고 낮아 보인다
밥상 차려 주는 연변 여인들의 어수룩한 삶이 참 어수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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