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인사발령이 있는 날

아리박 2012. 2. 10. 10:25

인사 발령이 있는 날

 

생일은 짓 없어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다가

내심 생일날 보다 더 축하 받고 싶었다

당당하게

 

사장님은 상장을 주시면서 칭찬해 주셨다

'자네 덕분이야'

그렇게 좋아라 하셨다

그 말씀 해를 넘겨 잊지 않으셔야 할텐데

 

화장실 망각은 치매보다 더 한가 

 

허탈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착오가 분명하다

기대보다 절반도 안되는 것 같다

실적보다 더한 뭔가가 있다는 미망에 빠져 한동안 헤맨다

겨울은 치매의 계절인게 분명하다

 

찬 물이 약이다

술로 푸는 자는 심약한 자이다

 

내 절반은 엉성한 그물코를 빠져 나가 버린 게 분명하다

후회해 보지만 이미 달아 난 고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물 타박을 해 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물을 주는 밀실에서 저울질을 하기 때문이다

 

왜 인사는 밀실에서 하는거야

 

한 동안 비탈길에서 서성이다가 어쩔 수 없이 돌아 온다

신세 한탄 한마디로 안에 응어리를 달랜다

 

작년에도 그랬다

내년에도 그러면. 정말..

 

삶이 그대를 속이드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푸쉬킨이 위로해 준다

 

 

                 ***  직장인들은 인사이동철이 되면 은근히 기대하고 기다려진다

                       작년에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만족스럽지 못하다

                       인사는 만족이 없다고 한다. 인사 담당자들의 푸념이기도 하다

                       절반만 만족하면 잘했다고 한다

                       인사철이 되면 매번 이런 쓴 맛을 보면서 사는게 직장인들의 삶이 아닐까.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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