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토란

아리박 2012. 9. 13. 09:17

토란

 

돌 틈 사이로 간간이 흐르는 실개천 만나면 그래그래

구름 헤매다 절절히 흩날리는 연우 만나면 그래그래

푸른색 얼굴들 열렬히 긍정한다

 

숲 뒤흔드는 큰바람에게는 아니아니

길 파내는 물 시위에게는 아니아니

무순 짓 나무라며 도리질 친다

 

사랑과 미움의 풍속계

바람도 지날 때는 몸을 낮춘다

 

새벽의 초록은 어둠

그늘 안으로 발자국 숨기고

빗물 받들고 살면서

너끈이 피울 수 있는 꽃대궁

매번 해를 넘기고

유혹 이겨내며 땅속에서 대를 잇는다

 

구순한 무리의 힘으로

제 몸 아끼지 않고

초식동물의 경계를 지키고 있다

 

이기보다 이타를 꿈 꾸고 있는

그대는 파수꾼

 

또르르륵..

눈물 한방울

 

나. 사랑해 ?

그래그래.

 

 

   얼굴들

 

   또르르륵..

 

  달팽이 길을 내며 긍정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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