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
돌 틈 사이로 간간이 흐르는 실개천 만나면 그래그래
구름 헤매다 절절히 흩날리는 연우 만나면 그래그래
푸른색 얼굴들 열렬히 긍정한다
숲 뒤흔드는 큰바람에게는 아니아니
길 파내는 물 시위에게는 아니아니
무순 짓 나무라며 도리질 친다
사랑과 미움의 풍속계
바람도 지날 때는 몸을 낮춘다
새벽의 초록은 어둠
그늘 안으로 발자국 숨기고
빗물 받들고 살면서
너끈이 피울 수 있는 꽃대궁
매번 해를 넘기고
유혹 이겨내며 땅속에서 대를 잇는다
구순한 무리의 힘으로
제 몸 아끼지 않고
초식동물의 경계를 지키고 있다
이기보다 이타를 꿈 꾸고 있는
그대는 파수꾼
또르르륵..
눈물 한방울
나. 사랑해 ?
그래그래.
얼굴들
또르르륵..
달팽이 길을 내며 긍정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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