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꽃망울 도저히 꽃으로 남은 타인 작년에 지난 행락이 넋 놓고 남긴 한 해 한 해 틈틈이 쌓아도 평생 못 오를 솟대의 허망한 木날개 뭉친 가슴 맞대고 품은 나목의 우정처럼 허옇게 말라 구겨지고 떨어지고 안개 보에 싸서 못 푼 아쉬움 둘러매고 가는 붉은 만큼 짜낸 꽃술 담가 백날을 기다리다 알 리 없이 새로 돋는 봄에 첫걸음처럼 지긋이 아무 생각 없이 꽃길 따라오는 발등 찧는 길 있어 달라고 있어 달라고 옷고름처럼 얼굴 차마 보이기 힘든 숨긴 슬픔 망울 병산서원의 홍매망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