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일상으로 지나다니던 다리는 길이 아니었다
단절을 이어주는 번데기 집
완전 변태하는 새 계절이
이슬비처럼 속 적셔왔다
어린 색깔로 칠해진 방안에서
환생의 시도가 데워지고 있다
산뜻함에서
다른 산뜻함으로
이승과 저승의 세대교체
울고불고 할 것 없는 다리 건너기
발끝에 실핏줄로 이어놓은 금줄 쳐 놓고
끊기지 않으려고 심장 멈출 때까지 줄 잡고 있다
간신히 이어진 실핏줄 끝에 천근 같은 무게가
바람 앞에 매달려 있다
발꿈지가 힘겹게 따라가는 뒷바퀴 같은 숙명
정해진 순서를 어김없이 찾아가야한다
잠자고 나면 새 운이 돋는다
잠자고 나면 새 명이 나온다
밤에만 짜는 시간 베틀에서
날개 한 벌 짜내기 위한 눈물의 허실
보푸라기 털어내듯
살갗에서 허물 걷어내고 있다
꿈속 전생이 가물거리는 방언 같은 넋두리
갇혀서 혼자 이겨내야 하는
날개 달기
*** 선암계곡 초입에 우화교가 있다
계곡을 따라 굽은 모퉁이로 산중으로 빠져드는 길
양옆 벼랑이 금방이라도 다가올 것 같은 혼미로 다가온다
피안의 경계쯤으로 날개 달고 선암의 세계에 든다 .
피안의 경계 우화교
선암의 세계로
우화를 위해 견디고 있는 파스텔톤 벌레집.
열매 같기도 나뭇잎 같기도 한 이 견딤에서 완전 변태하는 우화가 참 아름답지..
작은 열매같은 벌레집. 이런 형태의 다른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