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우화

아리박 2013. 3. 18. 14:51

우화

 

일상으로 지나다니던 다리는 길이 아니었다 

단절을 이어주는 번데기 집

완전 변태하는 새 계절이

이슬비처럼 속 적셔왔다

어린 색깔로 칠해진 방안에서

환생의 시도가 데워지고 있다

 

산뜻함에서

다른 산뜻함으로

이승과 저승의 세대교체

울고불고 할 것 없는 다리 건너기

발끝에 실핏줄로 이어놓은 금줄 쳐 놓고

끊기지 않으려고 심장 멈출 때까지 줄 잡고 있다

간신히 이어진 실핏줄 끝에 천근 같은 무게가

바람 앞에 매달려 있다

발꿈지가 힘겹게 따라가는 뒷바퀴 같은 숙명

정해진 순서를 어김없이 찾아가야한다

 

잠자고 나면 새 운이 돋는다

잠자고 나면 새 명이 나온다

밤에만 짜는 시간 베틀에서

날개 한 벌 짜내기 위한 눈물의 허실

보푸라기 털어내듯

살갗에서 허물 걷어내고 있다

꿈속 전생이 가물거리는 방언 같은 넋두리

갇혀서 혼자 이겨내야 하는

날개 달기

 

 

                         *** 선암계곡 초입에 우화교가 있다

                              계곡을 따라 굽은 모퉁이로 산중으로 빠져드는 길

                              양옆 벼랑이 금방이라도 다가올 것 같은 혼미로 다가온다

                              피안의 경계쯤으로 날개 달고 선암의 세계에 든다 .

 

 

피안의 경계 우화교

 

  선암의 세계로

 

 우화를 위해 견디고 있는 파스텔톤 벌레집.

열매 같기도 나뭇잎 같기도 한 이 견딤에서 완전 변태하는 우화가 참 아름답지..

 

  작은 열매같은 벌레집.  이런 형태의 다른 삶..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재의 꽃망울  (0) 2013.03.29
꽃눈  (0) 2013.03.21
겨울 달  (0) 2013.03.17
안개. 바보 산수  (0) 2013.03.14
등대  (0) 2013.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