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꽃눈

아리박 2013. 3. 21. 07:34

꽃눈

 

 

흔한 잎자리 대신

요이불 깔아 다습게 꽃자리 펴놓았다

바람의 꽃 시샘 갈 데까지 가 보자

비탈진 계절의 매질 속에

맞으면서 감춘 피멍

툭 불거져 나온 견딘 흔적

바람에 숨기며

치마인지 바지인지

사랑인지 이별인지

입 다물고 있다

 

꽃이라면 물불 모르고 달겨드는

서슬 퍼런 봄판

잎눈인지 꽃눈인지

벌 나비 화전놀이에 빠진 동안

가지 얼굴에 울음 맺힌 봄날이 왔다

 

너무 쉽게 알아버린 설음

 

 

 

 

 

 울음맺힌 꽃눈

 

 

당산중학교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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