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존재의 꽃망울

아리박 2013. 3. 29. 07:49

존재의 꽃망울

 

도저히

꽃으로 남은 타인

작년에 지난 행락이 넋 놓고 남긴 

한 해 한 해 틈틈이 쌓아도 평생 못 오를 솟대의 허망한 木날개

뭉친 가슴 맞대고 품은 나목의 우정처럼

허옇게 말라 구겨지고 떨어지고

안개 보에 싸서 못 푼 아쉬움 둘러매고 가는

붉은 만큼 짜낸 꽃술 담가

백날을 기다리다

 

알 리 없이 새로 돋는 봄에 첫걸음처럼 지긋이

아무 생각 없이 꽃길 따라오는 발등 찧는 길

 

있어 달라고

있어 달라고

옷고름처럼

얼굴 차마 보이기 힘든

숨긴 슬픔 망울

 

 

 

  병산서원의 홍매망울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0) 2013.04.02
꽃 며느리  (0) 2013.04.01
꽃눈  (0) 2013.03.21
우화  (0) 2013.03.18
겨울 달  (0) 2013.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