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477

책 길

책 길 숨겨진 풍경을 찾아서 첫 발을 넘겨 걸음 시작해서 문턱을 넘어 대문밖으로 물을 따라 풀을 따라 걸어 가는 길 싹이 생기고 가지 생기고 알이 생기고 환골탈퇴 생기고 먹는데서 벗어나고 자는데서 벗어나고 노는데서 벗어나고 눈을 씻고 귀를 뚫고 이목구비에서 날개 돋고 마른 땅에 눈물 적시고 나무 나무에 옷 입히고 글자 하나하나로 솟아나는 샘물 한 줄 한 줄이 물짐 한 지게 받아내어 이름 지어 놓고 받아내어 또 이름 지어 놓고 갈증나서 걷다보면 물 맛 알아 걷다보면 한 권의 책 길다보면 넓다보면 유유히 흐르는 풍경 높은지 깊은지 끝이 지지않은 길

자작시 201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