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책길

아리박 2014. 3. 18. 09:49

책 길/ 박영대

 

길 풍경을 찾아서

 

첫발을 넘겨 시작한 이야기

글자를 딛고 걸어 들어간다

 

싹이 태어나고 알이 태어나고

환골탈태 태어나고

 

눈 틔고 귀 열고

이목구비에서 날개 돋고

갈증에 차곡차곡 적시고

나무 나무에 옷 입히고

 

혹시 이정표에 걸린 지름길이라도

횡재할 요량이면 헛걸음

 

걸음걸음 솟아난 징검돌

한 줄 한 줄이 한 달 한 달

한 장 한 장이 일 년 일 년

돌 짐 한 지게

져다가 이름 지어 놓고

또 져다가 이름 지어 놓고

 

걷다 보면

한 권의 강

 

길다 보면

흐르는 풍경

 

 

 

 

풍경이 있는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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