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아리랑
박영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마지막 늦둥이로 터울나게 태어나서
비가 오나 바람 부나 가슴 안에 수심이다
어린 자식 눈에 밟힌다
이목구비 또렷하고
동해바다 여명 속에 태극으로 솟은 얼굴
버릴 것 하나 없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파도에 멱 감고
바람과 노래하고
갈매기와 노는데
호시탐탐 엿보는 검은 눈이 보인다
귀한 자식 노리는 유괴범은 들으라
인면수심 죄악 중에
어린 자식 앗아다가
몹쓸 짓 또 하는 것이
어찌 인간이기를 바라느냐
하늘 아래 얼굴 들고 같이 살기를 바라느냐
자식 가진 부모 맘을 짐작지도 못하느냐
심해의 가슴보다 깊고
해암의 응어리보다 단단한 천륜을
짐승 아니 저 바닷속 물고기도
새끼 낳아 키울 때는
뼈 마디 부서져도 죽을 힘을 다하는데
위태한 자식 앞에
목숨 아낄 어버이
이 땅에는 없다
서툰 걸음마 어린 것 띠 받쳐 등에 업고
창창 바다 너울 딛고
그물치는 맨손으로 한 평생을 살아 왔다
어린 재롱에 힘겨운 갯일도 한 시름에 사라진다
흔들리는 파도 품에
새근새근 고이 잠든 '
우리 아기 깨우지 마라
천길 심해 물고기도
벼랑 끝에 둥지 튼 이 땅의 텃새도
대대로 우리 아기 함께 키웠다
억만 세월 굳은 저 바위도
바다 지킨 태초의 파도도
대대로 우리 아기 함께 놀았다
국화 뿌리 억새 뿌리
이 선한 땅에 터 잡고
똑똑히 보고 들은 역사를
어찌 모른다고 눈을 감는다 ?
여기는 아리랑이 있는 땅
여기는 아리랑이 사는 땅
어린 자식 키운 어매 아부지가 이 땅의 아리아리랑
천지신명이다
독도는 아리랑 !!!
*** 제 94주년 3.1절 기념식을 위해 독도로 향했다
울릉도에 도착하니 독도 가는 배가 출항 정지란다
올 때는 폭풍 전야 말 그대로 바다가 잔잔했는데 시간 다툼으로
바다는 달랐다
울릉도 저동항 촛대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 방파제에서 거세
져가는 파도를 눈 앞에 두고
만세 삼창을 외쳤다
독도 아리랑을 외쳤다
울릉도 저동한 촛대바위 앞에서 독도 아리랑을 읽다
울릉도 저동항 촛대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