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461

낙엽의 자식들

낙엽의 자식들 박영대 씨앗을 둔다는 게 얼마나 장한 일이냐 꽃 피는 일도 꽃 지는 일도 잎 돋는 봄도 잎이 지는 가을도 씨 하나 얻기 위한 필살 높은 말씀도 꿀맛 향기도 세상 모든 선물 셋트도 씨앗의 하위 개념 자식의 희생은 거스르는 물길처럼 드물지만 부모의 희생은 흐르는 물결처럼 말이 없다 열매도 없이 혼자 처진 끝내 못 고치는 고집 철새 떠나는 계절에 낯빛 수척한 낙엽도 붉게 익은 자식 하나 바라보고 있다

자작시 2020.09.27

어떻게 말하지 말까

어떻게 말하지 말까 박 영 대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는 건 잘잘못 따지기 전에 우선이다 이 속담에 총질했다고 한다 그것도 흰 옷 입고 같은 말 쓰는 동포가 허우적거리는 한 인간에게 총을 겨누는 그는 과연 인간일까 동포 사이에 웬 금이 그리 커서 물에 빠진 속담에 총질을 해야 할까 전쟁으로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물에 빠진 약한 이에게 총질까지 해대다니 누가 이런 생각을 할까 누가 이런 결정을 내릴까 어떻게 나무랄까 어떻게 말하지 말까 * 2020. 9. 22 북한 등산곶 해상에서 남한 연평도 어업관리선 공무원 이모씨가 바다에 빠져 표류(월북이라는 설)하던 중 북한 경비정은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는 뉴스를 듣고서.

자작시 2020.09.25

세월 수석 작곡

세월 수석 작곡 박영대 작사 장복례 작곡 강물아 흘러흘러 그 어디 메뇨 구름 따라 길을 나서 나두야 간다 구비구비 돌고돌아 눈물 같구나 눈물이 굳어서 세월 수석 되고 구름도 바람도 서로 만나서 웃고우는 세월 품은 수석되리라 웃고 우는 세월 품은 수석되리라 청산아 솟아솟아 그 어디 메뇨 바람 따라 정처없이 나두야 간다 구비구비 넘고넘어 사랑 같구나 사랑이 닳아서 세월 수석 되고 천년도 만년도 서로 만나서 웃고 우는 세월 품은 수석되리라 웃고 우는 세월 품은 수석되리라 *** 작곡자 감상 도움 말 노래는 에서 시작되었고, 로 끝납니다. 그래서 서양음악의 단조로 볼 수도 있는데, 잘 살펴보면 단조가 아니고 우리나라 민요의 느낌이 나는 노래입니다. 곡 전체가 민요풍으로 되진 않았고, 중간 중간에 서양음악의 장조..

자작시 2020.09.22

일생일석 작곡

일생일석 일생일석 작사 박 영 대 작곡 오 세 균 유별도 없지만 걱정도 없다 처음 만나 하세월 변함없는 너 어쩌다 손길 가면 부끄러운 듯 소리 없이 얼굴로 웃는다 울퉁불퉁 속상한 무거움-도 얄미-운 소고-집 일생일-석 세월보다 정들어 살 부비며- 산다네 설렘은 없지만 속 깊은 마음 한번 만나 수세월 한결같은 너 어쩌다 마주치면 고개 숙이고 다소곳한 얼굴로 웃는다 눈비 바람 막아-낸 그 한 평-생 비탈-진 인생-길 일생일-석 세월보다 정 들어 살 부비며- 산다네 강가에 산속에 바다에 산다 서로 만나 무세월 함께 하는 너 어쩌다 생각나면 찾아가봐도 그리운 그 얼굴로 웃는다 하늘 끝에 흰구-름 앞세우-고 평생-길 벗삼-아 일생일-석 세월보다 정 들어 살 부비며- 산다네

자작시 2020.09.12

당신의 살아있는 말씀 (낭송용)

당신의 살아있는 말씀 (낭송용) 박 영 대 서른 한 살의 한 남자 이야기입니다 그는 애먼 고사목 하나 되었습니다 나라 밖 서글픈 북만주 하얼빈에서 하늘의 명으로 삼천만의 원한으로 세계 지도 위에 피 한 방울 그려 넣었습니다 불개미 집단에 홀로 뛰어들어 안된다고 그래서는 아니 된다고 비겁한 침묵의 세상을 향해 외칠 말을 브라우닝 권총에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외침의 정의는 부정의 심장을 꿰뚫었습니다 외침의 정의는 불평등의 복부를 갈랐습니다 외침의 구국은 침략의 옆구리를 파고들었습니다 보고도 못 본 체 듣고도 못 들은 체 당하고도 말하지 못하는 공포 살벌조차 얼어붙은 계절 누가 누구의 손에 수갑을 채워야 합니까 누가 누구의 몸에 붉은 수의를 입혀야 합니까 누가 누구의 머리에 눈 가린 용수를 씌워야 합니..

자작시 2020.07.22

퍼팅 라인

이 달의 골프 시 파골프 앤 트래블 2020. 7월호 이 달의 골프 시로 퍼팅 라인을 싣다 퍼팅 라인 박영대 가로 눈금을 재고 별자리에 나침판을 맞추고 우주의 심장을 겨냥한다 지나온 비상의 여정은 별 하나 겨냥해 달려온 포물선 까맣게 쏟아진 별들의 호흡 밤하늘에서 골라내고 계절 따라 생겨난 구름 속에 바람길 내어 직선 밖에 모르는 성깔 흐르는 구비구비 달항아리에 얌전히 얌전히 품어 안는 소리 땅그랑

자작시 202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