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 옹슬 / 박영대
험한 삶 온 몸으로 빚은 아상블라주
매섭기는 겨울인데
품속에 얼음이라
섣달 그믐 은근한 밤안개로 일어나
새벽 싸매지 못하고 떠나는 생이별
가는 길 순탄치 못한 바람의 걸음아
세월 지나는 길목에 흰 머리 날리지 마라
미련도 눈물도 참을 수 없는 나루턱에
인정도 산천도 하얗게 얼려 놓고
이름 없이 지워진 흔적만 쌓고 쌓네
쪼개진 사연 살 풀어 강물 속 흐르는데
두고 갈 가슴속은 왜 이리 차가운지
가마솥에 끓여도 차디찬 김만 나네
두어라~
찬 정도 못 끊는 서릿발 인연
무엇이 맺혀서 떠나가는 길목을 앞서 막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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