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았다, 그저
박 영 대
삼백 년을 한 자리에 뿌리내리고 산
당산나무의 고충을 알지 못했다
언제든 갈 수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그의 답답함을 그저 외면했다
달이 안 뜨는 서운한 고통을 알지 못했다
뜨면 보고
안 뜨면 그저 그런 줄
코로나 덫에 걸려 넘어진
단 보름간의 자가 격리
그저 그런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없으면 소중한 걸
보고 싶다는 걸
이제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잊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