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동행
박 영 대
혼자 나선 저녁 산책
기어이 따라오는 늙은 그림자
차도에서는 찻길쪽에 서고
굽은 길에선 갓길쪽에 서고
누렇게 물들어 어중간이 빛바래 갈 때
빈 솔방울 헛간처럼 달고
간신히 침엽수라는 체면으로
숱 성근 반백 지키고 걷는데
앞서거니 뒤서거니
곁을 지키는 동행
구부정한 나는 분명 난데
키도 키우고 주름살 없애고
안쓰러워 백발도 검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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