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외도
박 영 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걸어 온다
어쩌면 저리 홀딱 벗을까
묶어놓고 벗겨도 저렇게 벗기지는 못할텐데
불과 한 달 새 무슨 사달이 난 것일까
웬만해서는 지지 않을 두꺼운 입심
저리 당한 걸 보면 그 안에 뭔가가 있어서다
태풍도 이겨낸 그 억척
좀 해 말 바꿀 그 입심 아니었는데
용서받지 못한 허물
그 사정을 알 수가 없다
여름내내 국방색 단 한 벌로
곁눈 흘리지 않고 달게 키운 자식만 보았는데
스스로 옷고름 풀게 한 속사정을 알 수가 없다
아 늦가을
단풍 들 때 두꺼운 입술 붉게 칠한 적이 있지
딱 한 번
립스틱 짙게 칠한 잘못으로 우수수 벌을 받은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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