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사과밭에서

아리박 2020. 10. 22. 04:57

사과밭에서 / 박영대

 

클수록 예뻐지는 걸 보면

연모를 품은 것이 붉은 달이었는 갑다

눈은 작고

몸매는 없고

입은 보잘것없는 것이

어찌 붉은 건 알아 하늘을 차지하였느냐

 

해를 쫓다가 저무는 달빛을 만나 낯 붉어진

변절 못하는 허구헌 날의 동경

눈은 순간이지만 길목에는 계절을 쌓는다

끝내 시월, 그대라는 말

안고 지켜 키우다보면

가을 한 페이지에서 쏟아지는 한 움큼 빛맛

육신은 해에게서 나고

단맛은 달빛이 준 것이다

 

 

저 달은 무맛일 게다

저들에게 다 내어주고 무슨 맛이 남았겠어

 

 

사과밭에서 1

 

사과밭에서 2

 

사과밭에서 3

 

사과밭에서 4

 

사과밭에서 5

 

사과밭에서 6

 

사과밭에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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