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눈이 지배하는 나라

아리박 2021. 1. 23. 05:56

눈이 지배하는 나라

 

눈이 지배하는 나라  /  박 영 대

 

 

포식자의 먹이가 되리

눈치도 못 채고 순식간에 낚아채인 먹이가 되리

숨통이 끊기고 고통 없이 씹히는 먹이가 되리

그만한 됨됨이면 고통 달게 받으리

 

바뀌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아무도 모르게 잠에서 깨어나

순백의 정부로 바뀐 거역할 수 없는 설국

반항하는 모든 부조리를 제압하고

물어볼 것도 없이 한꺼번에 장악한 세상

손 쓸 틈도 없이 제도가 바뀌고

하룻밤 사이에 길이 바뀌고

차별 없는 평소에 그리던 나라

기꺼이 그 나라 백성이 되리

 

이런 날이 오면 보고 싶은 이에게 전화를 걸고

이런 날이 오면 연약한 뿌리가 새 집을 준비하고

이런 세상이 오면 피다가 꺾인 원한이 꽃으로 피어나

꿈꿔온 지도를 펼치고 함께 기차를 타리

 

지금까지 겪어온 질척 깨끗이 지워진 거리를 활보하리

새로 평정한 무색이 드러나는 그런 나라에 살리

 

 

눈목련

 

이런 나라 백성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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