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
- 가람 시인 「술 33 」 시를 받고
박 영 대
이 술도 한 잔 받으시오
술은 주종불구
안주는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
굳이 감출 것 없어
술상은 19금으로 차립니다
짜고 맵고 진한 이유가 고개를 타고 넘네요
술 한 잔에 안주를 씹으면 북장단 춤을 춥니다
얼시구~
또 한 잔 부딪치며
절시구~
몹쓸 건 아니지만 애들은 가라
여자의 손수에 남심이 젖듯 가락에 취한 야밤
장작은 가마솥을 덥히고 술잔은 가슴을 데우는데
같이 마셔도 혼자
채워도 허전한
술 말아 먹고 싶은 시담 자리
그 자리에 그대를 앉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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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33 술(시)
가람
술에 취해
꼭지가 돌아버린 시인 왈
시는 사실을 쓰는 게 아녀
사실을 뒤집은 진실
알지 못했던 실체의 발로
지랄맞은 상상에
은유를 버무려야 하는겨
보임이 보이지 않고
생각이 뒤틀어진 게 시여
서정을 삶아 먹고
감성이 죽어 철학이 되고
시어 빠진 막걸리가
식초가 되는 게 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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