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기다리는 내일을 기다리는 박영대 혼자일 때 나는 여류시인이 떠오르는 수석을 만진다 수석을 좋아하게된 이유와 시를 쓰게된 이유와 남자라는 이유가 함께 꾼 꿈이리다 돌이 돌돌돌 돌같지 아니할 때 여자가 톡톡톡 여자같지 아니할 때 평소가 늘늘늘 늘상같지 아니할 때 수석이 되고 연인이 되.. 자작시 2016.03.10
아무에게도 숨기고 싶은 유혹 아무에게도 숨기고 싶은 유혹 박영대 뭍에서 내게로 배를 저어 왔다 혼자 눈물 삼키며 자란 소금끼 절인 이력 파이고 찍히면서 변명 한번 못해보고 그러려니 하면서 당한 피학의 흔처 손 덜 탄 섬꽃 울음이 널리 향기로와 더는 야생으로 남고 싶은 탈출과 더는 떠나고 싶은 주저가 닻줄로.. 자작시 2016.03.08
낯 붉히는 봄날 낯 붉히는 봄날 박 영 대 이름으로 손 내밀 때는 냉담하게 뿌리치더니 색깔로 손 잡을 때는 까칠한 유세로 휘어지는구나 허리춤 건드렸을 때 속곳나이가 차고 얼굴 쓰다듬을 때는 춘색 어울렁 놀아나는구나 누가 뭐래도 피어날 때쯤엔 한창 물 올라 고목이라도 곁눈질 흘리더니 바람치마.. 자작시 2016.03.07
묻습니다 묻습니다 박영대 어머니를 저울에 달면 이 세상보다 더 무겁다는데 아내를 저울대에 올려놓으면 얼마나 나갈까? 같은 여자인데 무겁고 질이 좋은 쵸코 칼라 수석 자작시 2016.02.23
신록 연가 신록 연가 박영대 띠동갑 나어린 그녀가 무럭무럭 그이에게로 다가와 순결을 들이댑니다 해 넘겨 부대껴온 고독의 옆구리를 건드립니다 터질 듯 물오른 갈비뼈와 갈빗살이 한 이불 속에서 소곤이는 짧은 봄밤입니다 어떤 사연이 저들을 사랑하게 하였는지요? 저리도 그리 처연하게 계절.. 자작시 2016.02.12
한계령 1004 한계령 1004 박영대 내 몫을 내려놓기 위해 한계령 쉼터에 짐을 부린다 골짜기로 지고 온 구비구비 세간살이 걱정도 체면에 발목 잡혀 연연했던 인연도 1004 바람 앞에서 내 생 어디쯤인지 헤아려본다 늘 오르막이었던 맨정신으로 봉우리 하나 장식하기 위해 저지른 막무가내가 여태까지 .. 자작시 2016.02.09
새가 전하는 말 새가 전하는 말 박영대 목이 긴 달빛보다 더 가벼운 목청 형형색색 소식 전하려 뼈속까지 비우고 구석구석 비람이 가는 길로 이 꽃 저 꽃 꽃 핀 사연 울 넘어 까치발 딛고 선 속내 드러낸 꽃말 꽃의 울음일까 전하는 새의 노래일까 한 곳에 터 잡고 더는 오가지 못하는 색깔로 피어낸 꽃그.. 자작시 2016.01.13
이별 무게 이별 무게 박 영 대 여울이 계곡을 타고 흐르다가 단 한 번 폭포로 떨어집니다 오래면 오랠수록 그 길목에 더 큰 눈물입니다 사랑은 가늘고 작별은 굵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거스르지 못할 역류입니다 바람이 능선을 타고 오르다가 단 한 번 낙엽으로 떠나갑니다 높으면 높을수록 그 벼랑.. 자작시 2016.01.09
비료과장 비료과장 박영대 수십 해 전에 비료과장했던 선배를 만났다 그때 우리는 그를 질소과장이라 불렀다 그에게 잘 보여야 요소를 넉넉히 살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나는 염화가리과장입니다'라고 굳이 말하고 다녔다 그때 염화가리는 잘 안 팔리는 비료였다 그.. 자작시 2016.01.05
대관령목장에서 대관령목장에서 박영대 성숙한 바닷바람이었다 정숙함 하나로 지켜내고 있는 태백산맥을 애무의 손놀림으로 옷을 벗겼다 골과 능선을 타고 넘어 허리가 요동친다 숨소리 가쁜 파동 거기에는 곱게 닦아놓은 밤의 길이 초원이었다 양 떼가 되새김하는 순한 풀들이 일어서고 있었다 부드.. 자작시 201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