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477

강선대 애가

강선대 애가                               박  영  대 보낸 자리 얼마나 깊었으면돌매화 되었을까 천년 흐른 남한강도 모서리 아직 남았는데설중에  혼자 피어 세월 수 놓은 수석 한 점 품에 안고 산중 사시사철 눈물만 훔치네 떠나도 눈물보내도 눈물월창에 이별주는 옷고름 적시누나 속절없는 암송岩松 뿌리 바위를 뚫고묵향 번진 붓 한 획 도수매*로 피어임 계신 토방에 흙내라도 맡으리라       ****  강선대에서 두향의 슬픈 노래를 부른다.    *倒埀梅 : 머리를 아래로 향해 피운 매화꽃.                   겸양과 존경의 의미로 눈을 다소곳이 아래로 뜬 모습으로 가장 아름다운 매화꽃을 이른다

자작시 2017.04.17

화가는 우울을 그리지 않는다

화가는 우울을 그리지 않는다 박 영 대 천상 속이 없네 골목 어귀에서 나이는 먹어도 아직도 덜 큰 고목 동네 아이들 불러 얼굴 또 다른 얼굴 만들어 새 이름으로 또 다른 새 이름으로 허비한다 붓이 그린 그 길로 인생 다 털리고 헐거워진 속을 채워 보지도 못하고 속옷 들치고 드러나는 배고픈 속살 한 화폭에 눈요기로 마무리하는구나 누구는 감추려는데 대놓고 까발리는 모난 성미에 심심하면 농으로 간을 치더군 강과 산 불러다가 계절 형형색색 울리지 못해서 붓끝에 강물 흐르지 않아서 늘 우울한 화선지 속 달팽이.

자작시 2017.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