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520

하선암의 아침

하선암의 아침 산과 계곡은 잠에서 깨어 났는데 아직 사람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바위를 돌면서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일찍 잠을 깬 작은 산새 한쌍 포르륵 포르륵 서로 번갈아 가면서 낮은 가지에서 부터 몇 차례 단계를 거치며 차츰 위로 날아 오르면서 내는 청명한 소리가 아침의 시작이다 이름조차 모르는 새에게서 내가 위안을 받고 있으니 미안한 일이다 새벽에 일어나 산책길로 하선암을 거치는데 이곳에 올 때마다 경치에 팔려 눈으로 아침을 시작했는데 오늘 아침은 물소리 새소리로 들으면서 귀로 시작한다 계곡 사이를 물안개가 피어나 넘어가는 밤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는 듯 어둠의 끄트머리를 토닥이고 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태초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판상절리에 올라 앉은 하선암(불암)이 모두에게 아침의 빛을 나누어 주고 있..

오늘의 생각 2014.02.26

광화문 글판 겨울분

광화문 글판 광화문 글판 겨울분으로 반칠환 시인 `새해 첫 기적'이 실렸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뱅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 황새. 말. 달팽이는 글자를 형상화 했다고 * 광화문 글판과는 인연이 있다 내가 종로1가에 근무할 때 교보와 관계가 있었다. 따라서 그들과 가끔 자리를 같이 하면서 식사도 하고 했는데 교보에서 이 광화문 글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1991년부터 창업자인 신용우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그 자리에 회사를 홍보하지 않고 시민에게 정감을 줄 수 있는 글귀를 달게 했다. 초창기 교보문고가 적자를 내고 있는데도 책방만은 꼭 그 자리에 놓아야한다고 했단다. 그 때 내가 그들에게 세계 어디에도..

오늘의 생각 2014.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