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477

한 백 년 운동회

한 백 년 운동회 박 영 대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푸른 하늘 드높이 신발 끈을 조여라 어른 아이 나와서 온 서울 한마당 게야, 나와서 옆걸음 황소야, 나와서 힘자랑 노루야, 나와서 달려라 더 높. 더 멀. 더 빨 손재간 발재간 몸 재간 멋거리 뽐내고 박수 치자 올림픽보다 날쌔게 월드컵보다 날쌔게 세계보다 더 날쌔게 더 높. 더 멀. 더 빨 방방곡곡 날쌘돌이 놀이 백년 한바탕 북한산 높~이 한강 따라 멀~리 크게 웃자~ 더 높. 더 멀. 더 빨.

자작시 2019.05.19

배 뜨지 않는 강

배 뜨지 않는 강 박영대 굶주린 저 언덕에 밭 한 뙈기 일굴 수 없는 육신 배고픈 저 강물에 배 한 척 띄울 수 없는 가슴 꽃 피고 새 울어 물고기 키운들 쓸 데가 없네 석양에 해 지면서 속 안에 붉은 한숨 토해내고 있다. 배가 뜨지 않는 임진강 이 세상에 배가 뜨지 않은 강은 여기 밖에 없을 것. 숨은 경계의 눈초리만 번뜩인다 ILCE-7M3 F16 ISO 250 1/80sec 70mm 2 019. 4.19 18:52 이 곱고 잔잔한 강산에 오직 적막만이 흐른다 ILCE-7M3 F18 ISO 250 1/125sec 70mm 2019. 4 19 18:54 해가 토해낸 붉은 한숨. ILCE7M3 F16 1/250sec 70mm 2019. 4 .19 18:57

자작시 2019.04.20

4월에 피는 그 말

4월에 피는 그 말                                                                                                                   박영대  새로 돋는 4월은 함성꽃으로 피건 잎으로 피건 할 말은 어느덧 핀다 교목이 돌로 변한 교정에는 그들의 젊음이 새로 붉다잎말보다 먼저 핀 꽃말처럼 일찍 잘린 움은 핀 순절이 되고자라기에도 채 이른 뼈의 흔적 너무 일찍 알아버린 나라 앞에서양지켠 봄볕은 거추장스러웠다 만약에 말이다이들의 팔다리가 성성했다면이들의 졸업장이 온전했다면생각하기도 싫은 슬픔이 강물에 출렁일 게다 작은 일에는 순리로 큰일에는 온몸 전부로석탑이 되어 아물고 있는..

자작시 2019.03.27

꽃 스윙

꽃 스윙 박 영 대 누구도 풀어내지 못한 얼음까지 허락 받아낸 봄꽃 더딘 걸음으로 구름 위 산책 띄우는 시기는 파스텔톤으로 결정 스스로 하는 일이 없는 꽃도 적어도 이번만은 직접 시키기 좋아하는 꽃도 왜 그 화관을 쓴 족속은 움추린 지물통에서 풀린 포지티브 조이고 있던 겨울을 푼다 하얀 신발 갈아 신고 잔디 위로 벌 나비 불러 춤 추는 것도 피우기 위한 연습인가요 물 흐르는 스윙.

자작시 2019.03.22

또 다른 필드에서 새해를 맞고 싶다

또 다른 필드에서 새해를 맞고 싶다 박 영 대 내 몸같이 간수한 우드 아이언으로 춘하추동 길목을 지나면서 올해 밭갈이 열여덟 홀을 지나 이 고갯마루에 서 있다 더 잘할 것도 없는 더 못할 것도 없는 내 몫의 걸음걸이 나이를 한해를 계절을 마지막 홀에 축약한 이 자리 그때 가려다 주저하고 만 그 길 오비가 나더라도 안 가본 삶의 코오스 또 다른 필드에서 새해를 맞고 싶다. 이달의 골프 시 또 다른 필드에서 새해를 맞고 싶다 2019/ 1월호 파골프 & 트레블

자작시 201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