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477

까랑불

까랑불* 박 영 대 이 작은 빛으로 세상 어둠을 다 밝힐 힘은 없지만 길 안내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내 생이 참 고맙다 * 까랑불은 반딧불이 전라도 방언 어릴 적 여름밤 시골 동네에는 까랑불이 날아 들었다 까랑까랑 날르는 불을 따라서 뛰어 다니며 놀던 기억이 아스라히 난다 그런데 어느 샌가 까랑불이 반디가 되고 반딧불이가 되고 표준말에 익숙하다보니 까랑불을 잊고 살았다 이번 코타키나발루에 가서 반딧불이 체험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청정지역이라는 코타키나발루에서도 한 시간 정도 걸려 이동하여 나나문지역 맹그로브숲에 반딧불이떼를 찾아 나섰다 바다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맹글로브 나무가 바다에 섬을 이루듯 숲을 이루고 있는데 야생 원숭이가 서식하고 있어 낮에는 나무위의 야생 원숭이를 보고 저녁식사를 하고 기..

자작시 2018.12.10

반딧불이

반딧불이 박 영 대 숨소리 연하게 흐른다 잠든 강물이 흐른다 소리 들릴말락 빛별이 흐른다 내 어둠이 흐른다 온기 없이 보낸 유년의 자리 빛색조차 차다 눈 큰 달밤이 시려워 숨 죽이는 별자국 저 별에서 온 게 분명하다 이름 없이 묻힌 별 가물거리는 고향길 더듬어 바람이 젓는 흐름대로 성글게 사는 이들 곁으로 곤한 잠 물결 치는대로 별 소식을 전한다.

자작시 201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