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까랑불

아리박 2018. 12. 10. 10:11

 

까랑불*

 

                                             박  영  대

 

이 작은 빛으로

세상 어둠을 다 밝힐 힘은 없지만

길 안내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생이 참 고맙다

 

 

                                                                      * 까랑불은 반딧불이 전라도 방언

 

 

어릴 적 여름밤 시골 동네에는 까랑불이 날아 들었다

까랑까랑 날르는 불을 따라서 뛰어 다니며 놀던 기억이 아스라히 난다

그런데 어느 샌가 까랑불이 반디가 되고 반딧불이가 되고 표준말에 익숙하다보니 까랑불을 잊고 살았다

 

이번 코타키나발루에 가서 반딧불이 체험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청정지역이라는 코타키나발루에서도 한 시간 정도 걸려 이동하여 나나문지역 맹그로브숲에 반딧불이떼를 찾아 나섰다

바다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맹글로브 나무가 바다에 섬을 이루듯 숲을 이루고 있는데 야생 원숭이가 서식하고 있어 낮에는 나무위의 야생 원숭이를 보고 저녁식사를 하고 기다렸다가 반딧불이를 보는 곳이다

맹글로브 나무는 산소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나무라고 한다

 

반디불이의 체내에서 생산하는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여 노란색의 불빛을 낸다 파장은 500~600nm이다

나나문 까랑불은 한 두마리가 아니고 어둠속에서 강물이 흐르듯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처럼 불 떼가 흐른다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우리나라에는 거의 사라지고 전북 무주에 서식지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단양 보발에도 반딧불이 서식지가 있다고 하네

반딧불이를 보면서 아득히 잊고 지내던 유년의 까랑불이 아스라히 기억이 났다

반딧불이보다 얼마나 정겨운 말인가~

까랑불.

 

 

 

 

 

 

  까랑불(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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