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프로 박 영 대 김프로, 이프로 여기저기서 프로라고 부른다 존댓말처럼 존경 없이 존대한다 국회의원들끼리 부르는 호칭처럼 밤새 이슬 젖은 야생화가 숲속에서 뛰노는 청노루가 높고 자유롭다 세한 견디다 견디다 휘어지고 파인 고목 이쯤에서야 받드는 당산목이 된다 오늘 필드에서만은 거추장 벗고 새장 열고 나와 창공을 날아라 색온도 낮은 아침 출발처럼. 자작시 2019.06.27
보리수 보리수 박영대 부처님의 강론인가 빽빽히 모여든 군중 꽃보다 열매니라 하찮은 꽃보다 붉은 열매니라 낮으막한 그늘 아래 빛나는 눈동자들 가지 아닌 가시로 태어난 이번 생 내 만큼 보시의 길 푸른 유월에 선가를 떠난다. 자작시 2019.06.25
삶의 무게 삶의 무게 박 영 대 불빛 보고 날아든 나비 한 마리 오는 길은 알았어도 가는 길은 몰랐을까 화려했던 날개를 접고 말라있다 엄지와 검지 사이 겉치레의 무게 만들어 낼 수도 그려낼 수도 없는 생명의 무게를 눈감고 짐작한다 생명에 크고 작음이 있을까 아 차라리 가벼움이었으면 자작시 2019.06.20
같은 날인 듯 같은 날인 듯 박 영 대 어제도 오늘도 같은 날인 듯하다가 어제도 오늘도 다르듯 이 꽃도 저 꽃도 같은 듯하다가 이 꽃도 저 꽃도 다르듯 그 자리가 그 자리인 듯하다가 그 자리마다 다 다르듯 같은 날을 사는 다른 날을 사는 그 생각 하나로 울고 웃는다 오늘 골프도. 파골프 앤 트레블 이.. 자작시 2019.06.17
삶의 무게 삶의 무게 박 영 대 불빛 보고 날아든 나비 한 마리 오는 길은 알았어도 가는 길은 몰랐을까 화려했던 날개 접고 말라 있다 엄지와 검지 사이 일생의 무게 만들어 낼 수도 그려 낼 수도 없는 생명의 무게를 손가락이 짐작한다 삶에 크고 작음이 있을까 아! 차라리 가벼움이었으면 나비 한 주검의 무게 자작시 2019.06.11
북두칠화 북두칠화 막바지 장미의 계절이다 화려한 자태로 장식하고 있는 유월의 장미 색으로 속내 보여주는 저 농염 오월 장미는 한 송이가 유월 장미는 다발꽃이 더 곱다 자작시 2019.06.04
같은 날인 듯 같은 날인 듯 박 영 대 어제도 오늘도 같은 날인 듯하다가 어제도 오늘도 다르듯 이 꽃도 저 꽃도 같은 듯하다가 이 꽃도 저 꽃도 다르듯 그 자리가 그 자리인 듯하다가 그 자리마다 다 다르듯 같은 날을 사는 다른 날을 사는 그 생각 하나로 크게 차이가 난다 오늘 골프도. 자작시 2019.05.25
DMZ골프장 DMZ 골프장 박 영 대 아무도 없어 아무도 갈 수 없는 빨간 출입금지 신호만 깜박이는 초병의 땅 우리들의 골프장을 세우자 새들 둥지에 하루 밤 세 들어 자고 멧토기 뛰는 언덕에 골프 홀을 만들어 제비꽃 위에 티를 꽂고 장끼 날아간 방향으로 날리는 티샷 얼마나 많은 멧돼지 발자국이 디.. 자작시 2019.05.25
그냥 두면 그냥 두면 박 영 대 늘 잡초가 문제다 잡초가 누구냐 그냥 두어도 너무 자라는 놈이다 몹쓸 놈은 몰래 자라 남의 자리 넘본다 나 뿐인 놈 틈만 주면 돌밭에서도 사니까 단 하나 방법은 그늘 그렇다면 작물에게는 햇빛 주는 것이겠군 사는 것이 사라지는 것보다 미운 적이 있다. 자작시 2019.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