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피는 그 말
박영대
새로 돋는 4월은 함성
꽃으로 피건 잎으로 피건 할 말은 어느덧 핀다
교목이 돌로 변한 교정에는
그들의 젊음이 새로 붉다
잎말보다 먼저 핀 꽃말처럼
일찍 잘린 움은 핀 순절이 되고
자라기에도 채 이른 뼈의 흔적
너무 일찍 알아버린
나라 앞에서
양지켠 봄볕은 거추장스러웠다
만약에 말이다
이들의 팔다리가 성성했다면
이들의 졸업장이 온전했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슬픔이 강물에 출렁일 게다
작은 일에는 순리로
큰일에는 온몸 전부로
석탑이 되어 아물고 있는 그 목소리
잘려나간 4월의 상처에는 그 말이 피어 있다.
4.19 의혈탑
여섯 의혈의 상처
붉게 피건
노랗게 피건
별곷으로 피건
묵묵히 피건
잎으로 피건
줄기로 피건
늦으막이 피건
혼자서 피건
둘이서 피건
교정의 4월에는 그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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