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사 영하로.. 다따가 영하로.. 새벽에 등판이 시려 잠을 설쳐 깼다 온도를 낮게 맞추어 놓았더니 좀 추웠던 모양이다 요즘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옆지기가 일어나 쪼그리고 앉아 날이 새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불 둘러쓰고 i- pad 만지작 거리고 있다 내가 들썩이고 일어나니 차암~ 잠을 잘 잔다고 비꼰.. 터알농사 2012.10.18
가을비 가을비/박영대 가을비 내리면 들판 늙어간다 짙어가던 계절 농도가 묽어간다 꽉 묶은 다발에서 성글게 풀어진다 하나씩 둘씩 희여가는 내 머리털 날린다 가을비 내리면 개울 물소리 늙어간다 시원하게 우렁차던 물빛 서늘하다 힘찬 줄기 가늘가늘 돌틈으로 스며 흐른다 다 마시고나면 .. 자작시 2012.10.17
송이버섯을 따면서 송이버섯을 따면서 이곳 산중 사람들에게는 지금이 한창 송이 철이다 다른 일 모두 제쳐두고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부터 송이버섯을 찾아 산속을 헤맨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집요하게 하는가? 송이향.. 그것은 그냥 향기가 아니다 새벽 숲에서 우는 소쩍새의 눈물이고 아픈 .. 오늘의 생각 2012.09.29
머루로 할까요, 다래로 할까요. 머루로 할까요, 다래로 할까요 한 달 전쯤에 머루랑 다래랑이란 제목으로 포스팅한적이 있다 집 뒤에 머루와 다래가 열린 모습으로 보고 귀하고 반가와서 올린 글이었다 오늘 좀 더 깊은 산으로 올라가 머루와 다래가 지천으로 익은 모습을 발견하다 머루 바로 옆에 다래가 다정하게 함.. 오늘의 생각 2012.09.28
흰 목도리를 두른 토루소 흰 목도리를 두른 토루소 없는 손발이 자유롭다 높은 감나무를 보면 길게 팔이 늘어나고 작은 꽃 하나에도 가까이 다감하다 신발을 보면 다리에 힘이 솟고 발목 시리도록 걷고 싶다 가슴으로만 만지고 가슴으로만 생각하고 가슴으로만 보고 싶은 네 팔다리의 생략 쌀쌀맞은 머리까지도 .. 자작시 2012.09.10
이 봄날 흐뭇한 생명들 이 봄날 흐뭇한 생명들 산중에 봄이 스믈 스믈 기어 나오고 있다 땅속에서 바위 틈에서 움츠리고 있던 봄이 잠을 깨어 어깨쭉지를 길게 늘여 기지개를 켠다 새 생명들이 태어나고 있다 오늘 아침에 숲을 바라보니 완전 이중 구조다 아래쪽에는 새기운이 돌아 푸른색 띠를 두르고 있다 위.. 오늘의 생각 2012.04.19
주민등록 주민등록 여기 숲 접어드는 길목에 딱따구리 한 가족 집을 짓는다 여기서 한오백년 살려는지 묵은 고목 양택에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배산임수 살펴보고 양지 곁 외지지도 번잡지도 않은 서출동류 국화 뿌리 석간수에 앞산 멀지막이 들고나는 바람길 요모조모 둘러보니 고택 한 채 설 법.. 자작시 2012.02.10
연극 우주목 바리 연극 우주목 바리 남산 국악당에서 宇宙木(Cosmic Tree) 바리라는 연극을 관람하다 양혜숙 총감독(한국 공연 예술원 이사장)이 시인 몇분을 초청하여 관람하게 된 것이다 샤마니카 페스티발 2011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올려진 작품이다 줄거리는 요약하면 여섯 공주를 거느린 불라국의 .. 문학 이야기 2011.12.01
겨울비 겨울비 내일이면 마지막 장으로 달력 뜯어내는 날, 도시에 비가 내린다 공룡처럼 희부연 모습을 보이는 도시 모습들이 빙하기라도 내습할 것 같은 차가움을 옷 속으로 파고들게 한다 비는 맘 쓰는 양 밤에게 어둠을 입힌다 밤에 입혀진 어둠을 적시어 도시를 더 어둡게 한다 빨간 .. 오늘의 생각 2011.11.30
아리산방 1주년 아리산방 1주년 9월 9일. 산중에 오두막 하나 마련하려던 작은 꿈이 이루어진지 1년. 마음을 부려 놓고 오가며 지내고 있다 어쩜 아내와 그런 생각을 했는지 스스로 고맙다 이곳 산. 강. 바람. 달. 나무와 풀. 안개가 그려 내는 수묵 담채. 새벽에 터 오르는 상큼한 기운. 아침 이슬이 만들어 내놓은 영롱.. 아리산방(단양) 2010.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