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산방 115

방울새 시담

마당에 잡초를 뽑아내고 집안으로 들어와 무심히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새들 몇마리 날아와 풀 사이를 헤치며 이리저리 놀고 있다 작은 몸매에 날씬하게 빠진 자태로 가느다란 민들레 꽃대에 시소를 타며 무언가를 쪼으며 날개를 펴고 날 때 드러나는 노란 날개옷이 참 예쁘다 이 새는 이쪽 저쪽 옮겨 다닐 때 걸어서 가는 게 아니라 날개를 펴고 짧게짧게 날아서 파닥이며 옮기는 모습이 귀엽다 접은 날개에 노란 깃이 섞여 여실히 드러나 있고 검은 줄무늬 깃털은 한껏 멋스럼을 자랑한다 날개를 펴고 날때는 노란색 날개가 더 잘 나타난다 이 작은 새는 멀리 나는 것보다 짧게짧게 날아서 날개 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좋은 컷이 없어 스틸 컷만 올린다 다음에 올 때는 망원렌즈로 장착하고 좋은 사진을 찍으리라 가만이 보고 있으..

오늘의 생각 2020.06.11

못 생긴 꽃

아침에 나와 보니 집 주변에 못 생긴 꽃들이 피어 있다 대개 열매가 좋은 식물들은 한결같이 꽃이 못 생겼다 화려하지 않고 생김 또한 보잘 것이 없다 열매가 좋으니 꽃은 덜 이쁘게 만든 하느님의 조화인가.. 집안을 둘러보는데 앞으로 열매를 기대하고 있는 아이들은 죄다 꽃이 꾀째째하다 우물가에서 따 먹는 아로니아 바알갛게 익어 가는 오미자 올 여름 싱싱한 맛이 기대되는 딸기 매년 술을 담아 약으로 먹는 보리수 꽃도 좋고 열매도 좋으라고 하면 욕심이겠지.

직박구리의 매화방

직박구리의 매화방 겨울 옷 껴 입은 직박구리 매화방을 찾다 칙칙한 차림 단번에 매화꽃반지 매화꽃귀걸이 꽃단장 향기 속 직박구리 갖은 체위로 매화를 희롱 환하게 핀 매화 얼굴에 화기 가득 직박구리의 교태를 잡다 눈 맞추는 자세 쳐다보는 자세 들여다보는 자세 비틀리는 자세 콕 찍는 자세 . . . . 직박구리 매화방을 찾다 쳐다보기 몸비틀기 내려다보기 들여다보기 버티기 고개숙여... 콕 찍어... 움켜잡기 눕기 밑에서... 꽃 입밎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