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476

호랑이귀풀(호이초,바위취)

호랑이귀풀(호이초, 바위취)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집에 올 때 호랑이귀풀의 긴 더듬이팔이 3개였는데 2개는 환경적 요인이거나 관리 소홀로 사라져가고 있다 한 줄기가 길게 자라서 살고 있는 바위 끝까지 뻗어 그 곳에서 새 생명인 호랑이귀 두 쪽을 피우고 있다 저 가느다란 줄기팔을 생명의 끈으로 새 삶의 자리를 찾고 있다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긴 줄기팔로 물기를 전달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발 붙일 흙이 없으면 줄기팔로 물기를 전달해 오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새끼 호랑이가 태어난 기쁨이다 볼수록 새끼 호랑이 같은 털숭숭한 호랑이귀가 귀엽기만하다 그렇지, 호랑이가 아무데서나 살 수는 없지 아무나 근접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서 삶을 꾸려가는 엄중함이 더욱 호랑이답게 하는 것이다 대단..

자작시 2024.08.13

바람의 맛

바람의 맛 / 박 영 대 육백마지기 바람의 맛을 아는가? 스물여섯 대의 갈비뼈에 핀 꽃갈빗살의 풍미 돌밭에서 맨 처음 견뎌내기 시작한 발굽 발목에서 힘을 쓰는 힘줄 네 다리 허벅지 근육질이 허리를 받치고 보습날 닳아 없어지는 날까지 땅속 헤집는 쟁기의 숙명으로 걸었다 자갈밭 익숙할 때까지 엉금엉금 비탈밭 갈아 엎기까지 비틀비틀 구비구비 빠르게 가는 길 오르막내리막 편안히 가는 길 벼랑 휘돌아 스릴 재미 주는 길 숨 한번 고르고 오줌 누고 가는 풍경 쉼터 견디고 기다리고 힘내고 기다리고 속으로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드넓은 엄두도 나지 않는 광활 드높은 눈앞을 가리는 고도 한 발짝 한 발짝 황소의 뿔질 응원 끝끝내 해낸 어미소의 해탈 울음 육백마지기 바람의 맛 음~ 머~ 바람의 맛 / 박영대

자작시 2024.05.30

설 만두

설 만두 / 박영대 섣달그믐 핏줄 한데 모인 눈사발에 샘물 떠온 종재기들 새해를 씻는다 내나 할 일 찾아나선 간간한 핏줄 젖가락 끝에 집히는 혈육동화작용 손주 까탈까지 보듬는 할머니 품안 학교 앞에서 칭얼대는 초등 숙제장 만두피에 집어넣고 다짐을 빚는다 일년동안 서성거린 입가심 세월만큼 차이나는 눈높이 밝아오는 새벽녘 동편 창에서 붉어가는 석양빛 서쪽 창으로 길게 늘어뜨린 온기를 퍼 나른다 찜솥에서 한 살 더 익어가는 설가심 한번 더 간 손길로 전해주고 싶은 맘이 허기에서 핀 한 단 장미꽃다발로

자작시 2024.02.09

문학인 신문 게제 작품 삶의 무게/박영대

문학인 신문 게제 삶의 무게 / 박영대 https://naver.me/xY9V81aY [독자 시한마당] 박영대/ 삶의 무게 - 문학인신문삶의 무게/ 박영대불빛 보고 날아든 나비 한 마리오는 길은 알아도 가는 길은 몰랐을까유리창에 갇혀 말라 있다화려했던 날개를 잡고 주검을 치운다아, 엄지와 검지 사이의 무게만들어낼 수도www.munhakin.kr 바로가기URL다른 공유 찾기기사스크랩하기가가 삶의 무게/ 박영대 불빛 보고 날아든 나비 한 마리 오는 길은 알아도 가는 길은 몰랐을까 유리창에 갇혀 말라 있다 화려했던 날개를 잡고 주검을 치운다 아, 엄지와 검지 사이의 무게 만들어낼 수도 그려낼 수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도 없는 생명의 무게를 손가락이 느낀다 생명에 크고 작음이 있을까 차라리 가벼움이었으면

자작시 2024.01.24

루이의 돌날에

루이의 돌날에 박영대 루이 돌날 아침에 지구본 돌려가면서 프랑스 브라질 일본 한국을 찾아 금 이어본다 지구 한 바퀴 4만 km 태어나면서 지구공을 다 품었구나 동서남북 남녀노소 상하좌우 인의예지 세상이치는 넉자원리로 되어 있다는데 아버지 할아버지 친고국 외갓집고국 사방 꼭지점을 돌며 몸에 밴 넉자원리를 혈연으로 흙으로 몸으로 사랑으로 알게될 루이 세상 너의 성장을 흙에 심는다 너의 미래를 하늘에 날린다 그렇게 손잡고 세계 한 바퀴 돌아본다 **** 2023년 11월 10일 (돌행사 11월 4일) 루이의 돌맞이를 축하하면서 아빠 에드가 마에다 💕 엄마 문은정

자작시 2023.11.03

작년 이맘때도

작년 이맘때도 박 영 대 할 말 가슴에 넣고 익힌 하늘재에서 바람 머뭇거리는 어덕진 황소나무가 그 길로 못 오른 꼭데기 솔잎으로 그려넣고 사철 지나고 난 흔적들 그리다 그만 둔 비우지 못한 작심을 들이밀고 목이 쉰 작년에 그 대목이다 파장은 그때 눈물진 다래손 그물망 별 사이로 오솔길 한 궤적 그어 놓고 아직 말도 못 꺼낸 다짐이야기 그 맘때라고 큰 맘 먹고 말해볼래도 맘만 바쁜 고삐 감아잡고 보채는 내내 달려온 골바람 체증 한 다발 이 때만 되면 도지는 할 말 없음

자작시 2023.10.20

파편

파편 / 박영대 천년을 갈고 문지르면 눈물을 갈아낼까 무엇을 말하려다 눈감고 말았을까 누구를 그리 치성으로 견디고 있을까 알 수 없는 의문이 날개로 퍼득이는 화강암 파편 튀르키예 둔덕에서 승리의 다짐을 만난다 단번에 드러나는 인연의 손 그 끝에 눈물이 들려 있다 아무도 흘릴 수 없는 눈물을 아무데서나 새겼을까 깨지다만 천년 부스러기들이 스스로인 양 폐허로 서 있다 누구의 천년은 알 수 없어도 갈린 눈물의 속내는 알 수 없어도 바로 엊그제 엊그제로 살아난 천년이 조각조각 부서져 생생하게 보듬고 있는 마모된 눈물의 시간차

자작시 2023.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