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맛 / 박 영 대
육백마지기 바람의 맛을 아는가?
스물여섯 대의 갈비뼈에 핀
꽃갈빗살의 풍미
돌밭에서 맨 처음 견뎌내기 시작한 발굽
발목에서 힘을 쓰는 힘줄
네 다리 허벅지 근육질이 허리를 받치고
보습날 닳아 없어지는 날까지
땅속 헤집는 쟁기의 숙명으로 걸었다
자갈밭 익숙할 때까지 엉금엉금
비탈밭 갈아 엎기까지 비틀비틀
구비구비 빠르게 가는 길
오르막내리막 편안히 가는 길
벼랑 휘돌아 스릴 재미 주는 길
숨 한번 고르고 오줌 누고 가는 풍경 쉼터
견디고 기다리고
힘내고 기다리고
속으로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드넓은 엄두도 나지 않는 광활
드높은 눈앞을 가리는 고도
한 발짝 한 발짝 황소의 뿔질 응원
끝끝내 해낸 어미소의 해탈 울음
육백마지기 바람의 맛
음~
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