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호랑이귀풀(호이초,바위취)

아리박 2024. 8. 13. 08:21

호랑이귀풀(호이초, 바위취)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집에 올 때 호랑이귀풀의 긴 더듬이팔이 3개였는데 2개는 환경적 요인이거나 관리 소홀로 사라져가고 있다
한 줄기가 길게 자라서 살고 있는 바위 끝까지 뻗어 그 곳에서 새 생명인 호랑이귀 두 쪽을 피우고 있다
저 가느다란 줄기팔을 생명의 끈으로 새 삶의 자리를 찾고 있다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긴 줄기팔로 물기를 전달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발 붙일 흙이 없으면 줄기팔로 물기를 전달해 오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새끼 호랑이가 태어난 기쁨이다
볼수록 새끼 호랑이 같은 털숭숭한 호랑이귀가 귀엽기만하다
 
그렇지, 호랑이가 아무데서나 살 수는 없지
아무나 근접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서 삶을 꾸려가는 엄중함이 더욱 호랑이답게 하는 것이다
대단한 생명력이다

 

물이 고이는 수석에 밤이면 별이 뜨는 돌이다

간혹 박힌 운모가 빛을 받아 반짝인다

의림지라 작명한 돌에 호이초가 삶을 얻었다
 
 
 
호랑이귀풀
 
                             박 영 대
 
산줄기가 작다고 포효하면서 정수리를 움켜잡았다
평생을 한 웅큼으로 알고 믿는 구석으로 산다만
아무나 발붙일 수 없는 바위의 발톱도
오르막 얼룩 무늬 평생 짐으로 알고
발소리 한번 맘 놓고 걸어본 적 없다
 
눈 뒤에 은익 
귀에 난 털끝으로 바람에게 듣는 말
 
눈으로 세상을 범한다면
귀로는 세상과 통해야 한다
 
설산 지키는 멋은 참는 배고픔
 
 
 

호랑이귀의 긴 줄기팔

 

줄기팔 끝에 피어있는 새끼 호랑이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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