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년 만에 눈물
박 영 대
다정을 태운 얼굴항아리에 눈익은 푸른 낮달
'보고 싶다'
그 한 마디에 목이 매인다
말도 안되는 가을잎소리 지기를 다섯번
다섯해 전 그날은
티 내면 안되는 줄
말로 하면 안되는 줄
눈물 보이면 안되는 줄
죄인이라서 안되는 줄
소꼽놀이로 왔다가
훅 그렇게 가버리면
눈물도 보이지 않고
한숨도 들리지 않는
잠긴 유리창 너머 저 세상에서는
귀만 막으면 그만인가요
구름 타고 기어 오르는 따라쟁이 하늘수박
풀도 자라고
아이들도 자라고
키 재보면 세월만큼 다 컸는데
한숨은 찧고찧어도 부서질 줄 모르는가
저린만큼 깊게 찌르는
가시 돋힌 그리움이 아픈 줄은 알고 있제?
뒤돌아 참은 눈물 훔치고 서서
아직도 기둥으로 비빌 언덕
대들보 텅 빈 허리받침이여
짓없는 그 동안
남들에게는 잊혀질 시간이 필요했던가요
눈물도 맘대로 내보이지 못한 세월
이제사 보타진 부끄럼 꺼내 슬적이 들쳐 봅니다
혼자일 때가 더 무서운
당신의 빈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