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182

세월감 姥石(모석), 둘

세월감 姥石(모석), 둘 「세월감 노석, 하나」와 같다 노석은 할아버지가 되고 모석은 할머니가 된다 집 사람이 나보다 세 살 적으니 얼굴이 나보다는 곱다 세월감 노석 하나를 따라 함께 하면서 온갖 풍파를 다 안고 있는 얼굴이다 큰 변화를 상징으로 보듬고 있는 것이 한 세월 따라 살면서 얻은 인내다 석질의 강도로 보면 세월감 노석, 하나보다 더하다 집사람도 이렇게 늙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둘을 옆에 놓아두면 볼만하게 어울릴 듯~ 36 * 26 * 15

수석 2020.12.10

세월감 노석, 하나

세월감 老石, 하나 오석으로 된 러시아 돌이다 틈틈이 주름으로 깊고 얕은 인고의 세월을 품고 있다 강한 석질로 전체에 깊은 변화와 수마로 찾아보기 힘든 수작이다 남한강에서 옛날에 보았던 지금은 어디로 깊이 장농속으로 숨어든 수석들과 비슷하다 1980년대 초 남한강으로 탐석 다닐 때 이런 돌을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어느 소장가가 깊이 두었으니 볼 수가 없다 이런 돌들을 보고 남한강 수석이 세계 최고의 돌이라고 추켜 세우던 추억이 있다 透皴瘦秀(투준수수)를 그대로 보여준다 앞뒤가 모두 이런 모습이다 나도 이렇게 늙고 싶다 남한강에서 찾아 볼 수 없으니 러시아 돌이라도 취할 수 밖에.... 36 * 28 * 17

수석 2020.12.10

수석의 미. 2020년 9월호 시와 함께 수석 「 해원고도 」

수석의 미. 2020. 9월호 시와 함께 수석 「 해원고도 」 집 돌 박영대 곁에 만난지 까마득한 돌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위안이다 처음 만난 그대로 변함이 없다 유별도 없지만 걱정도 없다 돌밭에서 내가 취했으니 내 돌이다 어쩌다 손길이 가면 웃는다 소리내어 웃진 않아도 웃는 게 보인다 불을끄면 찬 몸을 품안으로 들이 민다' 나 대신 외풍을 막아준 억척 울퉁불퉁 속상한 무거움도 미쩍은 소고집 단단함도 세월보다 정이 들어 살 부비며 산다

수석 2020.09.14

평사낙안 석정무한

꿈꾸는 돌, 평사낙안 석정무한 平沙落雁 石情無限 이 수석은 국제펜 한국본부 손해일 이사장 소장석이다 금년 석맥회 수석 전시를 위한 명사 출품석으로 나에게 와서 펜데믹으로 전시회가 지연되고 있어서 내가 보관하고 있다 그간은 석보 발간을 위한 사진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보관해 두었는데 다시 찾아 왔다 널직한 평원에 웅장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있는 수석중에 아주 잘 생긴 명석이다 적당한 높이의 평원에 크고 작은 물길과 호수를 볼 수 있으며 미세한 변화가 넓은 평원에 세상만사를 다 포함하고 있어 그 변화가 예상스럽지 않다 산과 강과 호수와 그 안에 사람들이 다양한 삶을 꾸리고 살고 있을 것 같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뒷편에 산맥처럼 병풍처럼 서 있는 산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실적이다 원근의 미가 잘 나..

수석 2020.08.27

계란리 탐석( 빨래터 가는 길 )

계란리 탐석 빨래터 가는 길 장마로 엊저녁에 많은 비가 내렸다 번개와 함께 밤종일 빗소리가 잠을 설치게 한다 이른 아침 앞 계곡물이 궁금해서 나가보니 선암계곡에 흐르는 수량으로 보아 십년 이래 가장 큰 비가 온 것 같다 흙탕물이 도로 높이 절번 정도는 차서 흐른다 우리나라는 수리시설이 너무 잘되어 계곡이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거의 없다 석축을 쌓지 않은 계곡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온 강산을 자르고 쌓고 덧질해 놓았다 계란리 계곡으로 나가 보았다 거기는 작은 계곡이지만 물이 불어 흐르고 있다 계곡이 짧아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흐르는 수량이 점차 적어진다 다리 밑으로 둘러보니 토사가 제법 많이 씻겨 키 큰 나무가지들이 휩쓸려 나간 흔적으로 하류쪽으로 누워 있다 새로 나타난 계란리 석질의 아이들이 드러..

수석 2020.07.30

소백산을 들이다

소백산을 들이다 흰 눈으로 덮인 소백산을 들였다 아늑하게 천지를 덮은 흰 눈이 가득한 겨울이다 지난 겨울에 혼자 올랐던 소백산과 똑 닮은 설산이다 크고 작은 호수경이 무려 10개가 넘게 보인다 중턱쯤에 위치한 큰 호수에는 희방폭포 자리에 한 겨울 빙폭이 흘러 족히 한 종지의 물이 고인다 호수 주변에는 삼림이 우거져 외지고 물 좋은 터에 속세를 떠나 길을 찾는 도량 하나 세운 가람이 분명하다 전체적으로 소백산 정상 능선처럼 원만하게 봉우리들이 비로봉을 중심에 두고 동북으로 국망봉과 형제봉 서남으로 제1연화봉 제2연화봉 도솔봉 묘적봉이 연봉을 이루고 설경 사이로 바위와 원시 삼림이 여실하다 대설을 맞은 봉우리들이 부드러운 선으로 산맥을 이루면서 골을 이루고 골마다 크고 작은 호수를 품고 있다 눈 사이로 빙폭..

수석 2020.07.05

석맥회장 인사

석맥회장 인사 제 9회 석맥회 전시장을 찾아 주신 전국의 수석인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저희들이 준비한 수석을 같이 감상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수석인이야말로 가장 창조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사물에는 그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사람의 아름다움이 동물에는 동물의 아름다움이 식물에는 식물의 아름다움이 무생물에도 형상의 아름다음이 나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지요 수석은 만물의 아름다움을 취합니다 아무 사람이나 아름다울 수는 없듯이 아무 동물이 아무 식물이 아무 형상이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수석 2020.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