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드론 사진 171

아침 안개 도담삼봉

아침 안개 도담삼봉 도담삼봉이 안개와 어울린다 가는 길에 어렵프시 맘은 두었지만 이렇게 어울려 노는 줄은 몰랐다 안개는 장막을 가려 허튼 소문을 감춰주고 삼봉은 그 안에서 맘껏 신묘를 부린다 은근한 처와도 어울리고 가악에 춤을 추는 첩과도 노닌다 원근사방 눈에 거슬리는 인공물은 가리고 하늘거리는 치마자락 사이로 강산수류 무중기암 흰 병풍이 풍경을 치고 흥을 돋군다 강물은 면경으로 인간사 제 순간을 비추는데 삼도정 지붕 위 학의 날개에는 천년 운우지정이 밤 세운 풀잎 이슬로 방울방울 촉촉하다 물고기 뛰는 소리에 어부의 쪽배는 닻줄 풀고 비선을 그리는데 어디서 객의 손장난은 이들을 훔쳐 그리는가

연꽃에 머무는 빗방울

비가 내리는 날 세미원에 연꽃 만나러 간다 세미원은 그냥 어느 사업지가 운영하는 영업 유원지인줄 알았다 그런데 세미원은 경기도가 운영하는 공공 지방정원 1호라고 한다 6월부터 8월까지 연꽃 문화제 기간이라서 붐빌텐데 비가 내리고 코로나 영향으로 비교적 한적하다 인터넷에 연꽃 검색하면 으례 세미원이 나오는 명소인데 아직 정식으로 가 보지 않아서 카메라를 싣고 우중 속을 달려가고 있다 두물머리는 여러 차례 촬영차 가 보았으나 이곳과 바로 연결되어 입장할 수 있는 줄은 몰랐는데 입장권이 있으면 배다리를 건너 세미원과 연결 다시 입장도 허용된다 인공호수의 연방죽이 아니라 두물머리 한강에 연꽃을 심어 연꽃 단지를 조성해 놓았다 연꽃만이 아니라 백련지와 홍련지 수련정원 연꽃 체험장 물론 종합적으로 조성한 수변공원인..

보통 사진가와 기어이 사진가

비가 내리고 난 후에 하늘이 맑다 구름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바다빛이다 7월 풍경을 잡으러 나간다 카메라를 들고 나가면 그렇게 파랬던 하늘이 희끄무레해지고 경계에서 아우라를 내던 구름도 칙칙해지고 만다 그들은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지 않은 걸까 찍으려는 자와 달아나는 자들의 엇갈림 속에 단지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뿐이다 보통 사진가는 대강 찍고 오고 기어이 사진가는 끝까지 기다렸다가 찍고 온다 안 나오면 좋은 장면을 만날 때까지 같은 장소를 기어이 또 가고 또 가고를 반복한다 좋은 사진은 이 끝까지 기다리고 반복하는 기어이에 있는 것 같다 나는 보통 밖에 되지 못해서 대강 찍고 온다 포인트를 알고 오는 위안에 머물고 만다

앤드류 메카시 달 사진

미국 천체 사진작가 엔드류 메카시가 찍은 달 사진이다 383천 km 지상에서 달의 명암 경계선을 이용해 수천장의 사진을 합성해 만든 사진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달의 표면을 가장 선명하게 찍은 사진이다 어떤 방법인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달의 이동속도와 시간차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에게 이것이 달이란다라고 보여주면 환상이 깨지겠지..

못 생긴 꽃

아침에 나와 보니 집 주변에 못 생긴 꽃들이 피어 있다 대개 열매가 좋은 식물들은 한결같이 꽃이 못 생겼다 화려하지 않고 생김 또한 보잘 것이 없다 열매가 좋으니 꽃은 덜 이쁘게 만든 하느님의 조화인가.. 집안을 둘러보는데 앞으로 열매를 기대하고 있는 아이들은 죄다 꽃이 꾀째째하다 우물가에서 따 먹는 아로니아 바알갛게 익어 가는 오미자 올 여름 싱싱한 맛이 기대되는 딸기 매년 술을 담아 약으로 먹는 보리수 꽃도 좋고 열매도 좋으라고 하면 욕심이겠지.

소요산 서울미래 임원 봄나들이

서울미래 임원들 소요산 봄나들이 나가다 코로나로 근질거리는 시에 갈망하던 시인들이 소요산으로 모였다 새로 돋는 새싹은 요즘 코로나 세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이 칙칙한 낙목의 피부를 뚫고 피어나고 있었다 어찌 저리 연한 순으로 질박한 껍질을 뚫고 나올 수 있는지.... 황사 바람은 세차게 불어 사람들은 두꺼운 겨울 차림으로 단단히 무장한다 겹옷을 입은 사람은 홋겹으로 입은 사람에게 옷 한 벌을 벗어 나눠 준다 동동동 바위 틈속을 흐르는 가느다란 시냇물소리는 꽃샘추위에 제가 먼저 놀라 돌틈으로 숨는다 양지 바른 담벽에서 여린 얼굴로 내민 봄꽃들 얼굴이 뽀얗다 수분 머금은 초롱꽃 화장이 오늘따라 더 붉다 우리만 몸이 들쑤신 것이 아닌가 보다 집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생활 방역으로 바뀐다는 소식에 많은 ..

직박구리의 매화방

직박구리의 매화방 겨울 옷 껴 입은 직박구리 매화방을 찾다 칙칙한 차림 단번에 매화꽃반지 매화꽃귀걸이 꽃단장 향기 속 직박구리 갖은 체위로 매화를 희롱 환하게 핀 매화 얼굴에 화기 가득 직박구리의 교태를 잡다 눈 맞추는 자세 쳐다보는 자세 들여다보는 자세 비틀리는 자세 콕 찍는 자세 . . . . 직박구리 매화방을 찾다 쳐다보기 몸비틀기 내려다보기 들여다보기 버티기 고개숙여... 콕 찍어... 움켜잡기 눕기 밑에서... 꽃 입밎춤

연화봉 북두칠성

연화봉 북두칠성 제2연화봉 대피소에서 자면서 새벽 2시에 일어나 별 사진을 찍으러 나왔다 밖은 세찬 바람이 불어 몸 가누기도 어렵다 더구나 야간 조명으로 별이 많이 보이지 않은다 1등별들만 띠엄띠엄 보인다 여기서 별 사진을 찍으려면 숙소를 벗어나 광해가 없는 곳으로 나가야할 것 같다 여름날 은하수 선명하게 필 때 다시 찾아야할 것 같다 강우측정탑 옆에서 바람을 피해 자리를 잡았으나 역시 눈조각이 날리고 삼각대가 흔들린다 붉은 조명으로 깜박이는 탑 옆으로 북두칠성이 나와 있어서 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