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안개 도담삼봉 도담삼봉이 안개와 어울린다 가는 길에 어렵프시 맘은 두었지만 이렇게 어울려 노는 줄은 몰랐다 안개는 장막을 가려 허튼 소문을 감춰주고 삼봉은 그 안에서 맘껏 신묘를 부린다 은근한 처와도 어울리고 가악에 춤을 추는 첩과도 노닌다 원근사방 눈에 거슬리는 인공물은 가리고 하늘거리는 치마자락 사이로 강산수류 무중기암 흰 병풍이 풍경을 치고 흥을 돋군다 강물은 면경으로 인간사 제 순간을 비추는데 삼도정 지붕 위 학의 날개에는 천년 운우지정이 밤 세운 풀잎 이슬로 방울방울 촉촉하다 물고기 뛰는 소리에 어부의 쪽배는 닻줄 풀고 비선을 그리는데 어디서 객의 손장난은 이들을 훔쳐 그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