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낙엽은 떠날 때를 아는구나

아리박 2014. 11. 6. 06:08

낙엽은 떠날 때를 아는구나

 

  박 영 대

 

파도빛 숄을 걸친 하늘이 빛나고 있었다

별들도 알을 낳았다고 유성으로 알린다

빛나는 얼굴이 누군가의 어둠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강물도 키우던 지느러미를 크게 한번 요동쳤다

말뚝 같은 타인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그저 내가 아닌 청벙거리는 순간의 소나기

딸을 가진 아버지는 새가 된다

 

실을 타고 전해 오는 민감한 육촉

분명 바람이 원인이었다

물의 파문을 타고 오는 뿌리의 전율

심장에 전한다

원인이 결과의 꼬리를 물었다

박동이 느껴진다

`아버지!

남자를 알았어'

`한 계절은 지나 보거라'

미동에서 비롯된

첫밗치고는 정통으로 심장을 겨냥했다

육중한 가슴 열리는 소리

푸른 것들의 한 판 이별 축제

경계를 넘어가는 미공개된 가을의 서사

때가 되었음을 일방통고하고 있다

떠나는 만큼 눈물 흘리지 않은다는 조건으로

 

아버지와 딸

떨켜를 풀어내며

붉게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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