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하늘 소식

아리박 2014. 11. 7. 11:48

하늘 소식

 

연이 바람을 딛고 겅중겅중 하늘로 오릅니다

무슨 긴박한 소식이 있어 하늘에 전하려는 것일까요

아무도 모르는 세상 뒤바뀌는 소식이라도

 

소리도 없이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인연의 연줄

저승에 오를 때 잡고 오르라는 구명줄인가요

나도 한번은 가야할 길이지만

먼저 가신 그리운 이가  궁금한

그쪽 세상은 어쩐지 저승 소식도 가져와 보렴

이승이나 저승이나 사는 건 같을 터인데

피안의 물길 건너야 하는 이별의식은 왜 거쳐야하는가요?

떠날 때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나는 걸 보면

눈물이 보내는 강물 철철 넘쳐 쉬이 가라는 것인가요

 

떠날 때 연줄 무정하게 끊고

먼저 가 계신 이여!

당신이 떠나고 내겐 세상의 일이 눈물로 바뀌었습니다

그 때 소식이 당신을 부르는 전갈인 줄 알았더라면

소매 붙잡고 사정이라도 해 보았을 것을

 

하늘에서는 바람이 없어도 실만 내리면 이승에 내려올 테니

하냥 안부도 몰라 선잠 뒤척이는 밤

바람도 없는 달빛에 

당신의 소식 엮은 연실을 창 앞에 내려 주실 수는 없나요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까이 한 발자국 더   (0) 2014.11.09
철길  (0) 2014.11.07
철길  (0) 2014.11.07
낙엽은 떠날 때를 아는구나  (0) 2014.11.06
두 끼의 시  (0) 201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