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철길

아리박 2014. 11. 7. 15:02

   철길

 

                             박 영 대

 

하나의 이별보다

또 하나의 사랑을 설계했다

너는 내 오른쪽

나는 너의 왼쪽


무거운 만큼

곧은 기적이 외치는 우렁찬 약속

가늘지만 돌아보면 무수한 점점. 점의 길


무거운 소식도

가볍게 전하리

어깨끈 조여놓고 끊어지도록

위아래 다른 길은 가지 않으리

아니 갈지라도

혼자는 가지 않으리

 

서 있기보다

바라보는 동행을 택했다

막히는 길이면 더 좋으리

비 오는 길이어도 좋으리

눈이 오는 길이어도 좋으리

 

당초에

헤어지는 건 상정하지 아니하였으나

멈추는 정거장마다

섭섭함이 남는 걸 보면

타고 내리는 걸음이

헤어지는 일이었구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목의 기억  (0) 2014.11.13
가까이 한 발자국 더   (0) 2014.11.09
하늘 소식  (0) 2014.11.07
철길  (0) 2014.11.07
낙엽은 떠날 때를 아는구나  (0) 201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