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철길

아리박 2014. 11. 7. 11:20

철길

 

박 영 대

 

한 여자보다

한 여자와의 사랑을 설계했다

너는 내 오른쪽

나는 너의 왼쪽

무거운 만큼

곧은 약속이 우렁찬 기적 울리며

가늘지만 우리에게 평생의 길

무거운 소식도

가볍게 전하리

어깨 이어놓고 끊어져도

단 한번도 다른 길은 가지 않으리

어떠한 경우라도 위 아래로는 가지 않으리

차라리 아니갈지라도

혼자는 가지 않으리

 

당초에

헤어지는 건 설정하지 아니하였으나

멈추는 정거장마다

섭섭함이 남는 걸 보면

타고 내리는  떠나는

 

 

 

뭍에서는 엉겅퀴

물에서는 지느러미

끝사랑처럼 꼭 잡고 같이 가리

 

같이 서 있는 것보다

같이 가는 가는 것을 택했다

막히는 길이면 더 좋으리

비오는 길이면 더 좋으리

눈오는 날이어도 좋으리

 

다만 젖을지라도

둘이어야 하나가 되는

혼자서는 아무데도 소용없는

 

다른 건 몰라도

같이 갈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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