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박 영 대
한 여자보다
한 여자와의 사랑을 설계했다
너는 내 오른쪽
나는 너의 왼쪽
무거운 만큼
곧은 약속이 우렁찬 기적 울리며
가늘지만 우리에게 평생의 길
무거운 소식도
가볍게 전하리
어깨 이어놓고 끊어져도
단 한번도 다른 길은 가지 않으리
어떠한 경우라도 위 아래로는 가지 않으리
차라리 아니갈지라도
혼자는 가지 않으리
당초에
헤어지는 건 설정하지 아니하였으나
멈추는 정거장마다
섭섭함이 남는 걸 보면
타고 내리는 떠나는
뭍에서는 엉겅퀴
물에서는 지느러미
끝사랑처럼 꼭 잡고 같이 가리
같이 서 있는 것보다
같이 가는 가는 것을 택했다
막히는 길이면 더 좋으리
비오는 길이면 더 좋으리
눈오는 날이어도 좋으리
다만 젖을지라도
둘이어야 하나가 되는
혼자서는 아무데도 소용없는
다른 건 몰라도
같이 갈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