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공감예술원 시낭송 1주년 기념 시담 부엉이 영토

아리박 2020. 5. 26. 14:39

공감예술원( 원장 박정임 ) 1주년 기념 시낭송 행사가 양평 부엉이영토에서 열렸다

2020. 5. 22~24 (1박2일)로 열린 시낭송 행사에는 자발적 참여 시인 열 분이 참석해서 사회적 격리 국면에서도 양평 양자산 팔부 능선에 위치한 부엉이영토에서 코로나 근심 걱정 내려 놓고 신록으로 치장한 수목과 묵향으로 입힌 바위와 유유한 강물에 시심을 띄우고 취정을 함께 풀어내는 자리를 폈다

 

오늘 참석한 시인들은 각자 갈고 닦아온 자신만의 시를 무대삼아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요즘은 각종 행사가 열리지 않고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기에 그 동안 발표 기회가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위가 어둠으로 드리워지고 외등으로 불을 밝힌 야외 행사장이 만들어졌다 초여름 날씨도 진행하기에 적당한 외기다

 

옆에는 화톳불이 붙여지고 고기가 익고 술이 익고 시와 노래가 익는다

펜플룻 소리통에서 흐르는 음악은 다래 마을 산정을 휘감고 초여름 밤을 멋과 흥으로 달궈가고 있다

 

돌판 위에 익어가는 부드러운 고기는 막걸리 한 잔과 어우러져 시흥과 함께 도도히 취해간다

즉석으로 마련된 무대는 음악과 시낭송과 노래와 춤으로 밤 이슥토록 진행되었다 마당 한가운데 자리한 부엉이는 취기 오른 시인들이 한번씩 안아주는 영토의 제왕이었다

 

박정임 시인의 진행은 순간 대처에 능한 즉석팀 답게 준비 없이도 다 해내는 멀티 엔터테인메트다

순간순간 틈새를 잘도 메꾸어 가는 진행자의 재치와 발랄은 시인들을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게 한다

 

서울에서라면 엄두도 못낼 격리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다

무대인들은 무대를 떠나서 존재 이유가 없다

마이크가 손에 들려 있을 때 삶의 의미를 찾는다

초목과 키 작은 화초와 산속에서 퍼지는 산새 울음과 시인들의 낭낭한 시소리는 어둠을 뚫고 산으로 강으로 달 없는 하늘로 무한 퍼져 나간다

 

격의없이 출발하고 결성한 공감시낭송이 출발한지 1년이 된 기념이기도 하다

단 몇 사람의 시인만 있으면 곧 시낭송 무대가 만들어진다

미리 준비하고 그렇고 그런 말씀으로 얼룩진 행사 위주의 의례와 격식은 오히려 굴레가 된다

먼저 김재희 시인의 초청의 말씀으로 시인들의 마음을 풀게 하였다 언제든지 무한 제공하시겠다는 김재희 시인의 베품의 폭은 도시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무대인들에게 꿈이다

" 언제든지 시간만 내어 주십시오 장소와 음식과 숙박은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장소를 시인들의 열린 장소로 내어 놓겠습니다"  이 한마디가 인사의 전부였습니다

 

김재희 시집 「 바위의 미소 」 에서 시를 한 편씩 읽는다

김재희 시인은 모든 작품속에서 바위와 함께 한다 

시에서도 그림속에서도 다른 오브제와 바위를 절묘한 지점에 위치시킨다

서로 상처 주지 않고 상생되는 지점을 찾는 작업이 김재희 시인의 주제다

시인의 가슴속에 그만큼 묵직한 바위가 삶의 중심으로 축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서 시인들의 독자적인 무대들이 펼쳐진다

이미 각종 무대에서 인정받은 명품 시낭송이 시연되고 다듬어진다

부엉이영토의 영주가 이끄는 소나무, 다래나무, 네잎 크로바, 창가에 핀 장미, 담장 위의 찔레꽃, 매발톱, 꽃채송화, 망초까지 이름을 알 수 없는 초목들이 시인들의 시에 귀 기울여 듣고 있다

 

시인들이 부엉이영토에서 주조음으로 쏟아낸 시 소리들을 적어본다

김재희 시인 오늘 부엉이는( 김재희 즉석시 )

김정환 시인 상춘곡( 정극인 시 ) .  시인은 익선관을 쓴다( 김재희 시 )

이종구 시인 토마스 안중근( 이종구 시).  도인의 노래 ( 김재희 시 )

이이순 시인  절명시 (조광조 시) .  두루마기 ( 김재희 시 ).  신록연가 ( 박영 대 시 )

정영숙 시인  인수봉 노송 (김재희 시 ) .  청산도 아리랑 ( 박영대 시 )

김다현 시인 능소화 전설 ( 김재희 시 ).  국모의 한 오백년 ( 박영대 시 )

소양희 시인 바위는 ( 김재희 시 ). 긴한 얘기 ( 박영대 시 )

박정임 시인 석류 ( 김재희 시 ),. 행복 ( 유치환 시 )

박영대 시인 바위의 미소 ( 김재희 시 ). 당신의 살아있는 말씀 ( 박영대 시 )은 정영숙 과 합송

이춘종 교수님은 펜풀룻 연주를 시낭송 배음으로 깔아 주셨다

 

마당 무대에서는 먹고 마시고 마음을 나누고 시를 읊고 펜플룻 선율이 흐르고 그칠 줄 모르는 시향연은 자정이 넘도록 진행되었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무대를 접고 갤러리에 들어와서는 나머지 시 평론 시간으로 이어진다

잘된 시 3편을 준비한  필자가 위상진 시인의 「시계 수선공은 시간을 보지 않는다 」 「쏟아지다 』 2편과 박영대 시 「 4월에 피는 그 말 」을 시를 읽고 평하면서 감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배정된 침실에서 참아왔던 끼와 함께 여운을 재운다

그것도 내일이 아닌 아침 7시에 산책에 나서는 걸로 하고.

 

정작 아침에 일어나니 흥건하게 비가 내리고 넓은 액자창에 맺힌 물방울이 더더욱 정겹다

우산 하나씩 받쳐들고 둘레길을 따라 나서 엊저녁 취기를 씻어내고 있다

아침 후에 마지막 향연 꺼리를 다 쏟아 놓은 다음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 귀경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