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한계령 1004

아리박 2016. 2. 9. 08:45

한계령 1004

 

                                    박영대

 

내 몫을 내려놓기 위해

한계령 쉼터에 짐을 부린다

골짜기로 지고 온

구비구비 세간살이 걱정도

체면에 발목 잡혀 연연했던 인연도

1004 바람 앞에서

내 생 어디쯤인지 헤아려본다

 

늘 오르막이었던 맨정신으로

봉우리 하나 장식하기 위해 저지른

막무가내가 여태까지 걸어온 억지였다

 

돌부리의 갈증을 먹고 버틴 풀뿌리

모질게 고아낸 즙이 벼랑 앞에 선

짐승의 비명을 살려낼 수 있을까

 

내게만 관대하게 눈 감아온 면책, 면책의 목록

연이어 불거져 나온 옹이가 암벽으로 솟아

하늘 줄에 걸려 표백되고 있다

 

창창해서 더 생생한 깎아지른 바위의 눈물

내 몫만치 꼭 버리고 가야 할 다짐길

여기 아니면 다시는 못 버리고 또다시 도루묵이 될 것만 같아

속죄의 죄값을 산 그리메 원근처럼 둥글게 벼리고 있다

 

솟아 나온 것이 아니라

살포시 내려온 하늘의 뜻

이만큼은 지고 온 내 짐을 곱게 받아 주실는지

 

오르기 전에는 모르고 그냥 왔는데

여기서부터가 가장 낮은 시작이었다.





영문 번역 (김광업)





Hangereoung 1004


 


한계령 1004


                                                                                              박 영 대


 


To put down my share, I unpack my belongings


My cares that I carried the sources of anxiety to the valley


Even my worldly ties caused by reputation


I ponder the problem of my life in front of the air of 1004


 


내 몫을 내려 놓기 위해 한계령 쉼터에 짐을 부린다


골짜기로 지고 온 구비구비 세간살이 걱정도


체면에 발목 잡혀 연연했던 인연도


1004 바람 앞에서 내생 어디쯤인지 헤아려 본다


 


To decorate a summit,


I tried very hard to my ways


Putting my soul into the very steep climb


 


늘 오르막이었던 맨 정신으로


봉우리 하나 장식하기 위해


저지른 막무가내가 여태까지 걸어온 억지였다


 


The roots of plants lay down


After eating a jagged edge of a stone


Is it possible for the pain to revive the cry in agony


 


돌부리의 갈증을 먹고 버틴 풀뿌리


모질게 고아낸 즙이 벼랑 앞에 선


짐승의 비명을 살려낼 수 있을까


 


The immunity from my misconduct


Become the list nodes gushed out as a rock wall


It is bleaching hanging in the skies


내게만 관대하게 눈감아 온 면책, 면책의 목록


연이어 불거져 나온 옹이가 암벽으로 솟아


하늘 줄에 걸려 표백되고 있다


 


The tears of the steep rock placed in a deep blue sky


Its the a pledge which should be thrown up


As much as my share


No where should I cast off my sins


It is just the place that I make amends for my sins


My sins are reflected in the mountain in perspective


 


창창해서 더 생생한 깎아지른 바위의 눈물


내 몫만치 꼭 버리고 가야 할 다짐길


여기 아니면 다시는 못 버리고 또다시 도루묵이 될 것만 같아


속죄의 죄값을 산 그림에 원근처럼 둥굴게 벼리고 있다


 


It is the will of Heaven seated in fair way


Wonder that it will comply with things on my back


솟아 나온 것이 아니라 살포시 내려온 하늘의 뜻


이만큼은 지고 온 내 짐을 곱게 받아 주실는지


 


Didnt know before I came here


Its just the first stage


On which I should carry out my original intention


 


오르기 전에는 모르고 그냥 왔는데


여기부터가 가장 낮은 시작이었다


한계령 높이가 1004m라네요

 

 

 하늘의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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