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뱃놈 기어오른다
가만히 있는 내게 무슨 불만이 그리 큰지
파도가 되어 기어 오르고 있다
잔 파도 큰 파도 있는 성질 다 부리고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무말 못하고 당하고만 있다
으르렁거리면 그대로
그르렁거려도 그대로
묵묵히
다 듣고 있다
같이 산 세월 너무 길어서
격이 없어진 이물음
부리는 성깔 다 삭일 때까지
아무말 않고 다 들어 주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낮거리 밤거리
내 몸퉁에 다 풀고 그 성질머리나 좀 고치소
혼자 남아 그 자리에서 외롭게 집 지킨 나에게
맘껏 바람되어 난봉치다 돌아와 못된 심술부리고 있다
기어이 떠나겠다는 못된 성깔머리
끝끝내 막아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