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다
남해 바다를 채우고 있는 건 바닷물이 아니었다
일찍 틈 나는 줄 알고
슬며시 찾아와 뽀짝거리는 무리들이 있었다
바다와 섬이 마딱뜨린 기침소리
보채는 어린 계절 보듬고 와
고단한 흔적 내보이며
짠해 보이려 애쓰고 있었다
안으로
안으로 숨긴 허망한 갯바람
지은 죄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하고
아주 오래 굳어져 멎지 않은 기침 소리
회복할 수 없는 밧줄
칭칭 온 몸에 감고
단단히 몸살 앓고 있었다
없는 죄
죄도 아닌
그저 고개 숙이는 소리
부잣집 앞에서
콜록 처얼썩
콜록 처얼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