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봄 바다

아리박 2012. 3. 24. 06:03

봄 바다

 

남해 바다를 채우고 있는 건 바닷물이 아니었다

일찍 틈 나는 줄 알고

슬며시 찾아와 뽀짝거리는 무리들이 있었다

바다와 섬이 마딱뜨린 기침소리

 

보채는 어린 계절 보듬고 와

고단한  흔적 내보이며

짠해 보이려 애쓰고 있었다

 

안으로

안으로 숨긴 허망한 갯바람

지은 죄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하고

 

아주 오래 굳어져 멎지 않은 기침 소리

회복할 수 없는 밧줄

칭칭 온 몸에 감고

단단히 몸살 앓고 있었다

 

없는 죄

죄도 아닌

그저 고개 숙이는 소리

 

부잣집 앞에서

 

콜록 처얼썩

콜록 처얼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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