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눈썹달
시월의 눈썹달 / 박영대
그해 시월은 초닷새달이 두 개
그 하나는 이태원골목 비탈에 떴다
그 하나는 외래의 각진 이방구
그 하나는 걸려 넘어진 달의 헛디딤
그 하나는 절룩 말 한마디 못하고 포개져
그해 시월은 불놀이
불판에 몰려든 세상의 애띤 불나방
자랑질 합바지 덩더쿵 Kpop
아이고~ 남사시러워라 아이고~
믿으라던 안심 밤거리 어둑 허물어지다
얼마나 오래 갈려나
그해 시월은 그냥 뜯겨지는 청춘 달력
그해 시월은 보름달까지도 얼룩져
그해 시월은 오래도록 달빛이 없다
그냥
국화꽃 흰 장갑 단풍
서럽게 입만 두고 말 못하고
서럽게 귀만 열고 듣지 못하는
서러운 달빛채 눈물 괴고 있다
*** 세계 최고라던 서울의 안전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한 순간의 방심이 부른 허요 어른들의 자만이었다
세계 시민에게 부끄럽고 젊은 영혼에게 무릎 꿇다
달빛도 검은 눈물로 몸을 낮추고 먼 묵상에 든다
이태원 사고 희생자 159위를 추모합니다
*** 시월의 눈썹달 낭송 시낭송 박정임 교수
https://youtu.be/WyDtvmtpJ5A
*** 아래 글은 취운재 박성철 시인님이 '시월의 눈썹달'을 읽고 쓴 감상평입니다
카톡에 있는 글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오늘은 이태원 만성절 축제가 비극의 사고로 슬픈 역사로 남긴 날의 2주기네요.
그런데 이를 시적 형상화한 작품으로. 학보 선생님의 시. *시월의 눈썹달*을 저는 또 읽어봅니다.
다시 잘 읽어 보면 대단한 시작품 임을 느끼게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2년전 그날(10. 29)은 초승달 무렵의 밤이고 오늘(10.29)은 그믐밤의 달이네요.
학보 선생님 시에서 특히
'그 하나는'ᆢ과 ,
'그해 시윌은' 을 연속으로
운을 잡은 시의 형식이 간결하면서 강한 중력과 집중력으로 시적 형상화에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 된다고 보겠습니다, 또 보다 더 중요한 이 작품의 성과는.
싸르트르의 '앙가주망' 정신을 상기하는 작품이라는데 있습니다. 한강의 작품들이 '앙가주망'의 참여문학 정신, 작가정신의 창작물로 성공을 거둔 소설작품들 이라고 보겠습니다.
아래 글은 채우당 김상환 시인께서 취운재 박성철 선생 댓글에 답글을 쓰신 글입니다
취운재 선생님의 놀라운 안목에 공감 백배입니다.
그해 시월, 초승달에서 그믐달까지, 검은 달빛에서 흰 장갑, 축제에서 비극의 죽음까지
서정과 현실 사이
(앙리 르페브르에게) 리듬은 공간의 시간성, 시간의 공간성을 매개하는 장치.
시월은 눈썹달,
이태원 비탈에 뜬 초닷새달
학의 걸음걸이로 천리를 가는 그대 시인이여!
또 한 분의 고마운 시인(낭송가)을 붙입니다, 박정임 시인
그리고 이 시를 낭송해 주신 박정임 시인에게 감사 드립니다
박정임 시인은 잊지 않고 여러 편의 저의 시를 낭송하면서 민머리에 월계수관을 씌워주시는 낭송가 시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