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눈썹달
시월의 눈썹달 / 박영대
그해 시월은 초닷새달이 두 개
그 하나는 이태원골목 비탈에 떴다
그 하나는 외래의 각진 이방구
그 하나는 걸려 넘어진 달의 헛디딤
그 하나는 절룩 말 한마디 못하고 포개져
그해 시월은 불놀이
불판에 몰려든 세상의 애띤 불나방
자랑질 합바지 덩더쿵 Kpop
아이고~ 남사시러워라 아이고~
믿으라던 안심 밤거리 어둑 허물어지다
얼마나 오래 갈려나
그해 시월은 그냥 뜯겨지는 청춘 달력
그해 시월은 보름달까지도 얼룩져
그해 시월은 오래도록 달빛이 없다
그냥
국화꽃 흰 장갑 단풍
서럽게 입만 두고 말 못하고
서럽게 귀만 열고 듣지 못하는
서러운 달빛채 눈물 괴고 있다
*** 세계 최고라던 서울의 안전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한 순간의 방심이 부른 허요 어른들의 자만이었다
세계 시민에게 부끄럽고 젊은 영혼에게 무릎 꿇다
달빛도 검은 눈물로 몸을 낮추고 먼 묵상에 든다
이태원 사고 희생자 159위를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