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소쩍새 애가

아리박 2020. 1. 18. 17:17

소쩍새 애가

 

                               박 영 대

 

 

울어도 두 눈을 참으라 합니다

울어도 성에 차지 않는다 합니다

큰 눈에 새가슴 무섭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겁도 없어진다지요

눈이 있어 잡소리가 보인다 합니다

눈이 있어 잡소리가 들린다 합니다

 

울음 소리 섧다 하여

눈물 조차 붉다 하여


눈 뜨고는 떨어지지 못할 저 밑바닥

질끈 감을 수 밖에 


낭떠러지 풍덩

 

폭포수 묶어놓는 북채의 소리 장단

눈을 버리면 소리꾼 된다 합니다

 

칠흑 속에서 얼굴 한번 드러내지 못하고

그리운 이 떠나보낸 오한 밤 찢는 소리

하 눈물 조각보에 서러움 싸는 소리

 

"두 눈을 못쓰드라도

목청 토하는 것은

이 핏밤보다 더 깊게 울어야제"

 

그리운 이 떠나 보낸 오한 밤 찢는 소리

하 눈물 조각보에 서러움 싸는 소리

 

이 밤 홀로 애타게 잦아드는

저 울음은 누구의 이름입니까 

 

 

 

 

 

 

* 눈을 버리면 소리꾼된다

  : 서편제에서 유봉(아비)이 송화(양딸)의 눈을 멀게 하고 소리꾼을 만듦

 

 

 

 

 

소쩍새 애가

 

 

서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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