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또 다른 가을

아리박 2009. 11. 10. 10:26

           또 다른 가을 

                                 박    영    대

나에게는  오르막 산길 같은  힘든 가을이
강에서는  바람에 땀 가시듯  출렁출렁  흘러 간다

나에게는  구멍 뚫린  상처를 남기고도
산에서는  솔바람 지나듯  삽삽하게 스쳐 간다

나에게는 청춘의 푸른 잎에  무서리  내리고는
나무에게는  정열의  단풍으로  화사하게 단장한다

한 철을 보내는  고개로 또  한번 구르는  시간들 
한 고비 넘으면  나에게는 또 다른 가을 

툴툴한 자갈길  버텨  지탱한 발바닥

참을 수 없는  굳은  살의  아우성 

사람아
목마른 걸음걸음  마른  그 길에

물기나  한번 적셔다오

식은 피  데울 장작에다 한잔 부어
이 가을을  불 피우고 싶다


모놀로그가  어울리는  제 맞춤복 같은 가을
누군들  잠 재워 둔  자기들의 이야기들

실타래 풀어 세지 않은  밤을 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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